CXO연구소 분석…삼성전자 주식가치 상승에 이건희 9년새 7조원대→17조원대
이건희와 대등했던 정몽구 3조원대로 '반토막'…최태원은 비슷

이건희 삼성전자(005930)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1년 이후 현재까지 2배 이상 불어났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식 재산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00여억원 차이에 그치던 두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초 기준 10조원 넘게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005380)정몽구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세 명의 주식 재산 변동을 분석해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11년 8월부터 이달 2일까지이며, LG그룹 총수였던 구본무 전 회장은 2018년 작고해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선DB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1년 8월17일 기준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주식 가치는 각각 7조5795억원, 7조5139억원으로 600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백분율로 따지면 1% 차이도 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이달 2일 기준 이건희·정몽구 두 회장의 주식 가치는 100대 22.2로 4배 넘게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조원대 수준 주식 재산을 보유한 이 회장은 9년 후 재산이 10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와 달리 정 회장의 주식 재산은 3조원대로 추락했다.

주요 연도별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1년 7조5000억원대에서 2012년에는 10조6518억원으로 늘었다. 2015년에는 17조8893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2016년 11조원대로 감소했지만, 2018년에는 22조25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달 초와 작년 초를 비교하면 28.2% 상승하며 부동의 '주식재산 부자 1위'를 지키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이 회장과 정 반대의 주식 재산 변동 추이를 보였다. 2011년 8월 당시만 해도 정 회장은 주식부자 1위 이건희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주식 가치는 점차 하락했다. 2012년 연초에는 6조8893억원으로 떨어지더니 2015년 1월에는 5조3428억원으로 지속해 감소했다. 2016년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4조원대로 더 내려가더니 작년 연초에는 3조5627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2일 주식평가액은 작년 연초 대비 8.4%(3조 8629억원) 올랐지만 여전히 3조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 회장의 주식 재산은 최태원 회장에게도 추월 당할 처지에 놓였다. 최 회장의 주식 재산은 2일 기준 3조3477억원으로 정몽구·최태원 회장의 주식재산 비율은 100대 86.7까지 좁혀졌다. 지난 2011년 당시만 해도 최태원 회장의 주식재산은 정몽구 회장의 40% 수준에 불과했었다. 최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1년엔 3조1039억원이었고 2013년 1조원대로 줄었다가 2018년 4조원대로 급증하기도 했다.

이건희·정몽구·최태원 회장 주식재산 변동 현황.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주식 재산 격차가 9년 사이 크게 벌어진 이유는 단순하다. 두 회장이 보유한 핵심 주식 종목의 지분 가치가 극과 극을 달렸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주식 자산의 핵심인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날로 상승했지만,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주식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보유한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1년 3조7491억원에서 2018년 12조7179억원, 2020년 13조7599억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가 크게 높아지면서 이 회장의 주식 가치도 덩달아 올랐다.

이와 달리 현대차 주식을 다수 보유한 정몽구 회장의 지분 가치는 2011년 2조2849억원, 2014년 2조8604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15년 1조9259억원으로 하락했다. 이달 2일도 1조3447억원으로 1조 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현대차·SK 주식 재산 변동 추이.

최태원 회장의 주식 재산에서는 SK그룹 종목이 핵심이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치는 2011년 3조1039억원에서 2013년 3월말에는 1조8354억원으로 추락했다. 2018년 1월초에는 4조6597억원으로 크게 상승하다가 작년과 올해 초에는 각각 3조2698억 원, 3조3477억원으로 3조 3000억원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9년 전과 비교하면 최 회장의 주식 재산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는 10여년 사이 크게 오른 반면 현대차가 저조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 산업은 크게 부흥했지만 자동차 업종은 새로운 동력 추진체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부상 평가되는 주식평가액을 분석한 것이지만 앞으로 상속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상속세 규모 등에서 크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