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4위 SK네트웍스-AJ렌터카 합친 'SK렌터카' 새해 출범
렌터카 점유율 20.7%…1위 롯데렌탈(23.4%) 턱밑 추격

롯데와 SK가 올해 국내 렌터카(자동차 대여)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부문과 AJ렌터카를 통합한 ‘SK렌터카’가 이달 1일 공식 출범하면서 롯데렌터카가 지켜온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까지 렌터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제공

그동안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터카는 독보적인 1위였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렌터카의 시장 점유율은 23.4%, 보유 차량은 21만7000대다. 점유율만 놓고 보면 2위 SK네트웍스(11.7%), 3위 현대캐피탈(10.9%), 4위 AJ렌터카(9%)와 격차가 컸다.

그러나 이번 SK렌터카 출범으로 양사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업계가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업계 2위와 4위 사업자가 합쳐 몸집을 키운 SK렌터카의 통합 점유율은 20.7%, 보유 차량은 19만2000대다. 롯데렌터카와의 차이는 2만5000대에 그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월 인수한 AJ렌터카와 자사 렌터카 사업의 통합 작업을 마치고 올해부터 SK렌터카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분리 운영하던 두 사업이 합쳐지면서 브랜드 일원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정비, 보험, 고정비 지출과 시스템 구축 등에서의 운영 효율성 제고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J렌터카는 1988년부터 30여년간 렌터카 사업을 이어왔다. 특히 렌터카 최대 격전지인 제주도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전국 180여개 지점을 갖추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09년 후발주자로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모기업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사업을 확대, 2017년 업계 2위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AJ렌터카의 노하우에 SK네트웍스의 기술이 더해지면서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네트웍스는 개인 장기 렌터카 중심이고 AJ렌터카는 단기 렌터카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효율화에 따른 중고차 차량 판매 이익률 상승과 차량 조달비용 감소로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렌터카 제공

현재로서는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 모두 신차 장기대여와 서비스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결국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터카는 신차 장기대여 서비스인 ‘신차장 다이렉트’가 사업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차량 상태 점검이 가능한 ‘올 뉴 신차장’을 선보였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와 IoT 등을 접목해 ‘신차장 다이렉트’ 고도화 작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SK렌터카는 지난 2018년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을 적용한 ‘SK장기렌터카 다이렉트’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몽주 SK렌터카 대표는 최근 취임사를 통해 "자동차 구매방식으로서의 렌터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 등 사업모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그룹까지 렌터카 서비스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션’을 세우고 기존 렌터카 업체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모션은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손잡고 렌터카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차량 통신 단말기’와 ‘관리 소프트웨어·앱’을 상반기부터 판매한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전국 16개 지역 렌터카사업조합 산하 1117개 렌터카 업체를 회원사로 둔 국내 최대 자동차 대여 사업자 단체로, 93만대의 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차량공유,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렌터카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렌터카의 운영, 관리, 소비자 편의 등을 높이는 디지털 역량과 서비스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