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민간의 역동성 회복'을 꼽고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 신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후 강남구 코엑스에서 정·관계, 노동계 등 각계 인사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개최했다.
박용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한국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민간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나라 밖으로는 수출길을, 안으로는 투자 길을 터 줘야 하는데 해외 열강 간의 패권 다툼 등으로 올해도 '좁은 수출길'을 전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한국 경제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 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와 무역 1조를 지켜냈고, 성장과 고용 회복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민간 활력이 크게 낮아져 기업 현장의 어려움이 컸고,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는 데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연대 이후 산업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기득권이 견고해지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는 수준까지 법과 제도가 설계돼 일을 시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산업을 대하는 근본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과 법·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한국경제 구조개혁을 위한 지속적인 협조와 경제 활력 관련 입법을 요청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구조개혁을 위한 과제들이 많이 담겨 있어 반가운 마음"이라며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청년들이 한국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로 성장하면 게임의 룰이 바뀌어 혁신과 투자를 이끌어내는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정계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나왔다. 노동계에서는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는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한 번도 경제계 신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 청와대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회에는 4대그룹 총수와 5대 경제단체장을 초청했지만, 경제계가 주최하는 신년회에는 3년 연속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