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이 20% 넘게 오르면서 금 펀드와 금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TP(상장지수상품)의 평균 수익률도 2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 가격이 지난해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더라도 10% 가까이 상승하거나 지금 수준에서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송윤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은 작년 1월 2일 4만6240원에서 12월 30일 5만6540원으로 2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은 4만6290원에서 5만6270원으로 21.5% 올랐다. 올해 7.7% 상승에 그친 코스피지수에 비해 수익률이 3배 가까이 높다.

금 가격이 오르면서 금 펀드의 수익률도 상승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금 펀드 평균 수익률은 22.3%를 기록했다. ‘IBK골드마이닝자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지난해 연초부터 말까지 34.6%다.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는 30%,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UH)(A)’는 27.9%의 수익을 냈다.

금 선물 관련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금 ETF(상장지수펀드) 중에서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얻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지난해 26% 상승했다. ‘삼성KODEX골드ETF’는 9400원에서 1만810원으로 15% 올랐으며, ‘미래에셋 TIGER 골드선물ETF’는 지난해 4월 9일 상장한 이후 15% 상승했다. 인버스(inverse·역방향) 상품인 ‘삼성KODEX골드선물인버스ETF’는 13.3% 하락했다.

금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 ETN(상장지수증권) 중에서 ‘신한레버리지금선물 ETN’은 지난해 36.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레버리지금선물ETN(H)’은 32.40%, ‘신한금선물ETN’은 16.8% 올랐다.

금 가격은 주식시장과 통상 기준금리, 달러 가격과 반비례한다. 작년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고 하반기에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금 자산에 대한 매력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 가격이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로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금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년간 예상 상승률로 10%를 제시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지금 수준을 계속 유지하되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달러 약세 영향으로 지금 수준의 높은 저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금 자산에 장기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