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 CES서 공개… 추측 분분
삼성 "빅스비와 별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0’에서 공개할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네온(NEON)'에 IT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재 과학자로 알려진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가 이끄는 연구조직 ‘스타랩(STAR Labs·Samsung Technology & Advanced Research Labs)’이 선보이는 첫 번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공식 로고 외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가운데, 기존 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와 네온 투트랙으로 AI 브랜드를 전개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2016년 10월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 AI 개발 스타트업 ‘비브 랩스’(VIV Labs)를 통해 선보인 자체 AI 플랫폼이다.

◇일주일 뒤 CES서 공개… ‘AI 로봇·게임’ 추측 분분

30일 네온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오는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에서 네온을 공개할 예정이다.

네온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문구.

네온은 삼성전자의 미국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 스타랩이 개발했다. 삼성전자 최연소 임원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포함된 미스트리 네온 CEO가 올해 9월부터 프로젝트를 총괄, 4개월 만에 결과물을 선보이게 됐다.

현재 네온 프로젝트에 관해선 공식 계정에 공개된 ‘인공 휴먼(Artificial Human)’이란 설명 외엔 거의 알려진 내용이 없다. 차세대 AI 플랫폼, AI 로봇, 게임 등 추측이 분분한 이유다.

일단 널리 사용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 인간이란 단어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등 기존 AI 비서 서비스와는 다소 다른 형태가 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네온 측도 공식 계정에서 "네온은 빅스비나 당신이 기존에 봤던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공을 만난 적 있느냐(Have you ever met an ‘ARTIFICIAL’?)"란 소개 문구를 근거로 실제로 만날 수 있는 ‘AI 로봇 등에 활용되는 플랫폼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해외 IT 커뮤니티 등 일각에선 ‘홀로그램'이나 ‘대체현실게임(Alternate Reality Game)’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빅스비와 별개"... 투트랙 전개 가능성 높아

삼성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와 네온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점도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 등에 탑재됐던 빅스비가 그동안 활용성 측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2017년 빅스비 개발을 총괄했던 이인종 부사장이 삼성을 떠났을 땐 ‘삼성이 빅스비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최근 여러 행사에서 빅스비를 강조해왔다는 점에 미뤄볼 때 네온과 별개로 빅스비 플랫폼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개최한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Day)’에서 빅스비 기반 스마트 스피커인 ‘갤럭시 홈 미니’를 공개하기도 했다.

네온 공식 웹페이지에 소개된 공식 로고. Artificial Human이란 문구가 적혀있다. 하단의 숫자는 공개까지 남은 시간을 뜻한다.

삼성 입장에서도 꾸준히 개발 인력과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빅스비를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구글의 운영시스템(OS)인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자체 AI 플랫폼을 포기해버리면 OS의 전철을 밟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온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빅스비와 별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