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이해 평가 대회 'GLUE'서 유일하게 90점 이상 기록
중국 내 특허출원도 2년 연속 1위…딥러닝·자율주행 연구 활발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인터넷 기업 바이두가 인공지능(AI) 기술력 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바이두의 AI는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평가한 대회에서 유일하게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획득,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을 앞섰다.

구글·바이두에서 AI 연구를 이끌었던 앤드류 응 박사는 올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이 AI 분야 기초연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AI 기술 확산을 촉진하는 중국의 국가적인 전략 덕분에 중국 기업들이 보다 쉽게 소비자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빈 리 바이두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 사람보다 인간의 언어 잘 이해

영국 인디펜던트는 30일(현지시각) 바이두의 AI ‘ERNIE’가 이달 초 열린 GLUE(General Language Understanding Evaluation·자연어 이해 평가) 대회에서 90.1점을 기록, MS(89.9점), 구글(89.7점)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GLUE는 AI 분야 언어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성과 평가 기준)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람(87.1점)보다 더 인간의 언어를 잘 이해하는 AI는 총 10개로 집계됐다. 바이두, MS, 구글 외에 페이스북도 두각을 나타냈다.

ERNIE는 지난해 구글이 선보였던 Bert(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와 유사한 자연어 이해 모델을 구현했다. ERNIE와 Bert는 모두 미국의 인기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명이다. 문맥을 파악하기 위해 문장의 단어 앞뒤로 등장하는 단어들을 조사하면서 의미를 이해한다.

AI가 인간의 언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평가한 점수.

바이두는 내년에 열리는 AI 컨퍼런스에서 ERNIE 연구와 관련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두는 이미 자사 검색엔진과 AI 비서 ‘샤오두’에 알고리즘(자연어 이해 모델)을 적용중이다.

◇ 바이두, 검색엔진·AI 비서에 알고리즘 적용

바이두는 AI 분야 중국 내 특허출원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집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올 10월 기준으로 571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딥러닝(1429건), 자연어 처리(938건), 음성인식(933건), 지능형 주행(1237건) 등 다양한 AI 관련 특허를 냈다.

바이두에 이어 텐센트(4115건), 마이크로소프트(3978건), 인스퍼(3755건), 화웨이(3656건) 등이 AI 분야 특허출원이 많았다.

바이두는 중국 국가지식산권국(특허청)이 최근 펴낸 ‘중국 AI 특허가치 및 경쟁력 보고서에서도 AI 특허 핵심인력 수가 1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대학과 커다쉰페이가 2,3위를 차지했다.

또 이 보고서가 선정한 중국 AI 특허 가치 및 경쟁력 톱 50 리스트에 따르면 바이두는 혁신실력 지수가 97.69로 1위에 올랐다. 이어 MS(97.1) 텐센트(84.19) 국가전망(82.91) 저장대학(80.90)순으로 AI 분야 혁신실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두의 빅터 리앙 부사장은 "바이두는 AI 사업과 세계 정상급 기술력 개발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제공하기 위해 AI 특허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