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판재류 가격 상승세에 국내 철강업체들이 유통 가격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철강 제품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라 고민이 커진 철강업계가 실적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철강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들은 판재류 인상 시도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11·12월 후판과 열연 유통가격을 톤당 4~5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내년 1월부터는 실수요향 열연가격을 톤당 3만원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제철소 작업자가 용광로에서 쇳물을 빼내고 있다.

현대제철도 이달 유통향 후판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열연 유통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함영철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시켜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고로사들은 해외 철강업체들이 판재류 가격을 인상하자,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US스틸, 아르셀로미탈은 10월부터 한 달간 평판 압연 철강의 가격을 3배 인상했다. 중국에서도 이달 열연과 냉연, 후판 유통가격이 1%대 상승세를 보였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올해 철광석 가격 인상에도 제품가격이 안 올랐는데 국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유통 가격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며 "후판 유통업계에서도 덤핑 물량 판매가 줄고,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올 초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사의 광산 댐이 붕괴한 뒤, 공급차질이 빚어지면서 철광석 가격은 급등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톤당 70달러선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올해 7월 126달러를 넘었고, 현재는 9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조선용 후판 가격을 각각 5만~7만원 인상했지만, 올해는 상·하반기 통틀어 3만원 가량 인상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 기업들과의 강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원료돔에 철광석이 쌓여있는 모습.

이 때문에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2%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67% 감소한 340억원이었다. 올해 4분기 실적도 낙관할 수 없다. 포스코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현대제철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철강업체들의 제품 가격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인상하지 못한 고로사들이 국제가격, 수입재가격 상승을 빌미로 판재류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며 "포스코의 1분기 판재류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재료 가격이 내리면서 철강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향 강판 가격 협상이 8월부터 지금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