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막바지 수주에 힘쓰며 동남아시아 등에서 줄줄이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위기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총 8000억원 규모의 도로와 건축 공사를 잇달아 수주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4억3430만달러(약 5094억원)의 북남 고속도로 N113·N115 공구 공사를 동시에 단독 수주했다.

싱가포르 북남 고속도로 공사 조감도.

현대건설은 베트남 중부 나트랑 지역에서 총 공사금액이 총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하는 베가시티 복합개발 사업도 수주했다. 이 공사는 베트남 휴양 도시인 나트랑에 지하 1층~지상 30층짜리 호텔과 빌라 단지를 조성하는 부동산 개발공사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연내 약 2억2000만달러(약 2556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 수주에도 나설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까지 수주하면 현대건설은 12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만 총 1조원의 수주고를 올리게 된다.

삼성물산은 방글라데시 민간항공관리국으로부터 하즈라트 샤흐잘랄(Hazrat Shahjala)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 공사 낙찰통지서를 받았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물산은 국제공항의 신규 여객 터미널, 진입도로, 주차장, 화물터미널 계류장 등의 시설을 준공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번 수주를 통해 수조원대의 해외 일감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계약금액에 대해서는 "발주처와 경영상 비밀 유지 협의에 따라 추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행 중인 해외 수주에 금융 지원이 더해지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에 3억7500만달러(약 43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LNG 플랜트 사업은 나이지리아 남부 보니섬에 연산 760만톤의 LNG 생산 플랜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 건설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LNG 플랜트 사업에 국내 건설사 최초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말 마감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 힘쓰고 있지만,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 11일 기준 185억달러(약 22조298억원)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 268억달러보다 31% 줄어들었다. 이는 2006년 165억달러를 수주한 이후 최저치다. 역대 가장 높은 수주액을 기록했던 2010년 716억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에서는 이라크 사태 등으로 발주물량이 줄었고, 미·중 무역 갈등도 심화하면서 대외 여건이 악화됐다"며 "올해 수주액이 13년 만에 최저치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침체기라기보다는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선진국형 수주에 나서는 전환기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