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소송을 두고, 세계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미국 정부까지 촉각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LG화학·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을 정리하면서, "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LG화학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미국 정부는 SK이노베이션에 관대한 결론이 나길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ITC는 SK 배터리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게 되는데, 이 경우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생겨 미국 자동차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유럽·중국 등에 뒤처질 수 있다. 이런 점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것이다.
WSJ는 이번 소송이 최종적으로는 미 무역대표부(USTR)의 결정에 달려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이 승소하더라도 USTR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OUII는 각자 입장을 정리한 2차 의견서를 이달 초 ITC에 제출했다. 앞선 1차 의견서와 마찬가지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계획적, 고의적으로 증거를 훼손·은폐했다고 주장했고, SK이노베이션은 증거 보존이 일부 부족하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OUII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 훼손은 여타 다른 사례와 비교해 정도가 심한 편"이라며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