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비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들었지만 서울 전세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12·16 대책이 '빚내서 집 사지 말라'는 정책이고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큰 만큼, 서울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세금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서울 전세 수요는 치솟던 상황이다. KB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0.7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건영한가람아파트 단지 전경.

전세수급지수가 150을 넘어선 것은 201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어설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세수급지수는 88.2에 불과했다.

전세금도 크게 오르던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11월에만 0.41% 올라 2015년 12월(0.76%)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서울 전세금이 들썩인 데에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한 영향이 컸다. 전세에 남아있으면서 '로또 청약'에 도전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전세금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공론화된 7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12·16 대책이 발표되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금이 더 오를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대출 규제가 전세 수요를 더 늘릴 것이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은 9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내렸다. 특히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살 때는 대출을 전혀 해주지 않기로 했다. 집을 사기 어려워진 만큼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받기 어려워지고, 청약 기대감도 커진 만큼 전세에 머무는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급 측면 우려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임대주택 공급자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면서 이들이 내놓는 임대주택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12·16 대책에 임대사업자 등록 요건이 강화되는 방안이 담기면서 임대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전세시장은 투기 수요가 낄 수 없는 실수요자들의 시장"이라며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면 당연히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