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별도 영결식 없이 비공개 발인
4일장 외부 조문객 200명 넘지 않아

지난 14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가족들의 배웅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17일 오전 8시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는 구 명예회장의 비공개 발인이 진행됐다.이날 발인식은 상주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손자인 구광모 LG 대표 등 장례기간 빈소를 지킨 소수 직계 가족과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대형 가림막으로 가려진 빈소 안에서 진행됐다.

서울 시내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

30여분간 진행된 발인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도사,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추도사는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헌화는 구 명예회장의 아들 내외, 딸 내외, 직계 손주, 그 밖의 구씨·허씨 친척들 순으로 진행됐다.

비공개 발인식에는 LS(006260)구자열 회장,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 등 범LG가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직계 가족을 제외한 조문객들은 8시 17분쯤 먼저 빈소를 빠져나갔다.

발인식이 끝나고 구 명예회장의 영정은 친손자의 손에 들려 병원 장례식장 3층에서 운구 차량이 있는 1층으로 이동했다. 구 명예회장의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 부회장, 손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운구 차량은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는 주요 장소에 들르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곧바로 장지로 이동했다. 구 명예회장은 화장 후 안치되며, 장지 역시 비공개다. 경기도 모처에서 잠들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오전 진행된 고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발인식.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허례를 삼가고 간소한 삶을 산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 형태의 비공개 4일장으로 치러졌다. 유족은 빈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조화·조문을 사양했다. 범LG가 친·인척과 고인과 인연이 있는 주요 외부 인사에 한해 최소한의 조문만 받았다.

조문객 또한 LG 측에서 미리 조문 순서를 정해 15일에는 옛 LG그룹 임원들, 16일에는 현 LG그룹 임원들을 중심으로 받았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명예회장 4일장 동안 친인척을 제외한 외부 조문객은 200명을 넘지 않았다.

구 명예회장은 1970년부터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을 맡아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199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LG연암문화재단과 LG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연구활동 지원과 사회공헌에 앞장서 재계 큰 어른으로 존경 받았다.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

구 명예회장은 생전에도 허례허식 없는 간소한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시에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탈과 겸손을 우선하는 경영 방식을 추구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평범한 자연인의 삶을 살았다.

은퇴 후에는 충남 천안시 성환에 위치한 연암대학교 농장에 머물면서 버섯연구에 몰두하는 등 소박한 삶을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장녀 구훤미씨,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 차녀 구미정씨,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이 있다. 부인 하정임 여사와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