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6일 은행연합회에서 토스뱅크의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만족시키지 못했던 고객까지 포용해가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혁신 상품으로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을 꼽았다. 단순히 신용등급이나 신용점수에 대한 평가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출이 거절되거나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공급하기 위한 상품이다. 이 대표는 "그간 금융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했던 고객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16일 은행연합회에서 토스뱅크의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아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은행장 선임에 대해 생각한 것 있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배구조법에 따른 적절한 인사 절차가 있기 때문에 절차에 맞춰 주주들과 논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성공하기 위해 모바일과 인터넷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새로운 조직 구조에 대한 완전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분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주주간 공감대는 있었다. 오늘 발표가 난 것이기 때문에 당국과 논의된 것은 없다."

-스스로도 행장에 오를 가능성이 있나.

"저는 이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등기이사이기도 해서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제가 행장에 오르거나 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시스템 등 은행 시스템 구축 관련 논의는 진행된 것이 있나.

"아직 없다. 하지만 지금도 토스는 매월 4조원의 거래금액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는 만큼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두 곳이 주주로 참여했다. 협업하는 두 은행과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하다. 은행 몫으로 참여하는 이사회 구성 등 정해진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주요 주주들과 인적으로도 많은 교류를 해야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토스뱅크가 인가를 받는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 인적 구성을 할 지에 대한, 그 규모와 어떤 포지션일지 주주사간 논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 다만 지금 이 자리에서 공개하긴 어렵다."

-지난 5월 첫 번째 도전 때와는 주주 구성이 바뀌었다. 금융사를 주로 충원하고 정보통신회사(ICT) 충원은 상대적으로 안됐다. 이유가 있나.

"지향하는 사업의 구조를 보면 정보통신회사의 관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금융이력 부족자라든지 소상공인,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중심이다. 이런 면에 있어서 리테일에 많은 경험과 접점을 가지고 있는 이랜드월드, 중소기업 현황을 잘 아는 중소기업중앙회, 은행을 잘 알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지 은행 주주 등 지금의 주주구성이 토스뱅크가 하려는 사업계획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은행업 상황이 좋지 않다. 앞으로 인터넷 은행으로서 수익성은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앞으로 1~2년만 바라보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할 생각이었다. 사업을 처음 출시했을 때 어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업 본질에 가깝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이자이익 변화 등에 딱히 신경 쓰진 않고 있다."

-토스는 여러 금융상품을 비교해서 판매하고 거기서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은행이 됐으니 토스뱅크가 자체적으로 상품도 개발해서 판매할 것인데, 혹시 자체 상품 판매에 집중하면 상품중개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은데.

"토스 뱅크의 주주로서 토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것 같다. 토스가 영위한 것은 중개비지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은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많은 제휴 관계사들은 토스를 선택해주셨다. 토스가 금융을 잘 알고 있고, 고관여 사용자들의 트래픽이 높게 나온다는 점,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세일즈 파워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시기에 선택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토스는 앞으로도 그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상환전환권 3000억원을 포기하면서 투자자들이 반대급부로 얻게 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반대급부로 요구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본시장의 속성을 따져보면 투자자들의 이런 결정이 이해 안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스에 투자한 많은 기관투자자와 벤처캐피털리스트(VC)들은 진짜 유의미한 변화를 시장에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투자자들이다. 일례로 간편송금 서비스가 가능하기도 전에 투자한 주주들이 있었다."

-중금리 대출시장은 은행도 많은 부실을 입고 나온 시장이다. 자본력 약한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

"중금리 시장은 기술혁신이 있어야만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제 판단이다. 토스는 처음으로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야심차게 중금리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본다. 또 같은 맥락에서 토스뱅크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포괄적인 전체 데이터를 본다는 점이 지금껏 많은 금융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주전환 이슈 때문으로 슬로우 성장을 강조했다고 들었다. 생각보다 빨리 성장했다는 가정 하에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나.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할 2021년도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지주전환 이슈를 피하기 위해 성장을 전망한 것은 아니다."

-전자금융업자를 금융주력업자로 판단한다는 생각은 안 바뀌었나.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처음으로 도전하던 당시에 회계법인을 통해 금융주력자로 판단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는 판단을 얻었다. 하지만 토스가 빠르게 성장하다보니 광고업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이 있었고, 이런 성격에 전자금융이라고는 하나, 비금융으로 보여질 수 있겠다는 점을 인정하고 진행하게 된 것이다."

-자본 확충 측면에서 필요하다면 상장할 계획이 있나.

"아직 설립되지 않은 회사의 상장을 논의하는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에 보탬이 된다면, 상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비바리퍼블리카 입장에서는 상장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대율 마진 말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자 수익대 비이자 수익의 비중이 6대 4다. 다른 금융지주는 아직 90% 이상이 이자수익이다. 토스뱅크는 어떨까.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을 고려하기 앞서서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제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사업을 추진한다. 그래서 현재 그 비율을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예를 들어 말하자면 기존 은행은 지급결제에서 멀어져 있다고 판단됐다. 많은 자금이 거래되는데 은행이 긴밀히 관여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이 POS 대출이다. 이커머스에서 소비자가 구매를 할 때 바로 신용대출 할부를 해주는 것이다. 수수료는 이커머스 업체가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럼 POS대출은 수수료 기반 사업이 된다. 대출이 아니다."

-증권사 설립도 준비 중으로 안다.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사 설립을 준비한 기간은 1년도 넘었다. 시기가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인터넷은행과는 전혀 별도로 진행되는 사업 아이템이다. 증권업도 금융당국이 만족하는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에서 당기순익이나 부채비율에 대한 지적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흑자전환은 언제쯤으로 보나.

"외부평가위원회에서 이뤄진 대화나 논의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 손익분기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3년, 케이뱅크는 6년으로 전망했다. 토스뱅크도 그 사이로 기대값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