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시한이 당초 12일에서 12월 넷째주로 연장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SPA 체결 시한을 연장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배타적 협상 시한을 이달 넷째주까지 연장해 손해배상한도 등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한 달 간 부여했다.

하지만 본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과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협상이 늘어지면서 SPA 체결이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 8063주(31.05%)에 대한 가격 책정에서 금호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참작한 4000억원대를 주장해왔다. 현대산업개발은 3200억 이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양 측간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결국 금호는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였다.

구주 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양 측이 협상 8부 능선을 넘은 듯 보였지만, 손해배상한도에서 또 다시 의견이 엇갈렸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건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 지원 혐의가 인정된 만큼 향후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징금 등 관련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현대산업개발은 특별손해배상한도를 최소 10% 이상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호 측은 10%는 과도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내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금호 입장에서는 올해를 넘기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주도로 넘어가기 때문에 최대한 이번달 안에 매듭을 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도 연내 SPA 체결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양 측이 협상 건마다 평행선을 달려 예정된 12일 협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며 "다만 올해 안에 체결은 무사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