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를 낮은 온도에서 액화해 에너지를 보관하는 '액화 공기 에너지 저장(LAES)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저장 기술은 태양광, 풍력 등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를 보급하는 데 필수 요소로 꼽힌다. 햇빛이 강하거나 바람이 많이 불 때 전기를 만들고,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기를 액화시켜 에너지를 보관하는 '액화공기에너지저장(LAES) 기술'을 활용한 영국의 에너지 저장소 모습.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에너지 저장 시장의 선두 주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지만, LAES가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LAES의 원리는 간단하다. 극저온에서 기체가 액체로 변하는 점을 이용했다. 전력을 활용해 기체를 액화한 후 보관하다가 액체가 기화할 때 팽창하는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LAES의 장점 중 하나는 중금속이나 해로운 화학물질과 전혀 관련 없기 때문에 발전설비를 주택가 등 수요지 근처에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이 철제인 LAES 시설의 수명은 30~40년이나 되는데,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 수명(10년)보다 길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하이뷰 파워(Highview Power)'사는 지난해 4월부터 영국 맨체스터 근처에서 시험 저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송전망 규모(grid-scale)의 LAES 시설이다. 여기선 사람들이 숨 쉬는 보통의 '공기'를 에너지 저장 원료로 활용한다. 대략 공기 700㎥를 압축·냉각하면 액화 공기 1L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공기 액화에 사용된 전력의 절반 정도를 다시 전기로 만들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시설은 5000가구가 3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며 "하이뷰 파워는 현재 영국에 실제 상용화 시설 건립과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