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 발표한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韓 OECD 36개국 중 31위

한국이 올해 에너지 건전성 평가에서 세계 선진국 중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보편적인 에너지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 평가에서는 낙제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1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에너지총회(WEC)가 최근 발표한 국가별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71.7점(만점 100점)으로, 조사 대상 128개국 가운데 37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2계단 하락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31위였다.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은 OECD 국가는 터키(66위), 폴란드(53위), 칠레(48위), 그리스(47위), 멕시코(40위) 등 5개국이었다.

한국의 에너지 건전성 지수를 항목별로 보면, 에너지 형평성은 높은 수준이지만 에너지 안보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WEC는 매년 세계 각국의 에너지 시스템을 평가해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를 발표한다. 에너지 수요·공급의 안정성을 측정한 ‘에너지 안보(평가 비중 30%)’, 에너지를 적정 가격에 공급해 국민의 보편적인 접근이 허용되는지를 나타내는 ‘에너지 형평성(30%)’,에너지시스템의 환경적 ‘지속가능성(30%)’, 국가 고유의 ‘에너지정책 역량(10%)’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한국은 올해 평가에서 형평성은 97점으로 A등급(16위)을 받았지만 안보와 지속가능성은 각각 58점(B등급)과 59점(C등급)으로 69위, 80위에 그쳤다. 국민의 에너지 접근권은 우수한 수준이지만, 에너지 수요·공급의 안정성과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지고 환경적 지속가능성도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를 분석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안보와 환경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미국 셰일가스 등 천연가스 이용을 확대하는 중요한 정책적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에너지 건전성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국가는 스위스(85.8점)였고, 스웨덴(85.2점), 덴마크(84.7점), 영국(81.5점), 핀란드(81.1점), 프랑스(80.8점), 오스트리아(80.7점), 룩셈부르크(80.4점), 독일(79.4점) 등 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77.5점으로 15위였고, 일본은 31위(73.8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