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연속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는 등 '고성장 신화'를 쓰고 있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정부의 부동산금융 대책으로 고개를 숙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업계 20위권이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사장(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10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섰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2~3위를 오르내릴 정도이며, 내년에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등극도 예정돼 있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으로 내년 매출이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016360)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해 부동산PF 연간 수수료 이익이 142.%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18.2%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의 핵심은 증권사의 부동산PF 우발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밑으로 낮추도록 하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의 187%에 달한다. 일단은 한도의 50%까지만 계산에 포함하기로 해 당장 보증을 줄일 필요는 없다. 100% 적용은 2021년 7월 시작된다. PF 보증 규모는 사업이 진행될수록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인위적으로 매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메리츠종금증권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할 수 없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설령 보증을 줄이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물량처럼 수익성이 낮은 자산 위주로 처분하면 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영업 확장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KB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 수익의 60% 이상이 부동산PF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메리츠종금증권은 이자이익 비중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사실 메리츠종금증권이 받는 이자이익 대부분이 부동산에서 발생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을 인수할 때도 타사처럼 셀다운(재판매)을 하지 않고 직접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금융당국 대책으로 부동산이 위축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성장 가도가 끊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매해 "이번에는 힘들 것"이란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를 넘어서곤 했다는 반론이 많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주가자산비율(PBR) 기준으로 한국금융지주(071050)(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대우등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20% 안팎 낮게 형성돼왔다. 부동산 중심의 사업구조이다 보니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년간 지속적으로 실력을 입증해 왔다. 유안타증권은 IB에 특화된 증권사 중 메리츠종금증권만 내년에도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자체적으로 부동산금융을 축소하고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1, 2사옥을 매각하고 올초 NH투자증권의 스타 프라이빗뱅커(PB)였던 김도훈 상무를 영입해 강남프리미엄WM센터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내년 종금 라이선스 만료에 대비해 지난 4월부터 선제적으로 종금 라이선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1년전부터 이미 만료 이후를 대비하고 있었을 정도로 리스크 대비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PF대출만 해도 대형 건설사가 보증한 계약이 대부분이라 안정성이 높다"면서 "이미 자체적으로 사업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어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