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인된 가격에 롯데모바일상품권을 구매한 뒤 액면가 전액을 현금화하는 방법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성행하자 금융감독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롯데모바일상품권 애플리케이션(앱)의 시스템 오류를 악용한 방식인데, 롯데는 시스템을 개선해 이를 막기로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주 ‘제3자에게 선물로 사용한 롯데모바일상품권 앱 충전금은 사용으로 산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롯데모바일상품권 앱 서비스약관을 개정했다.

롯데모바일상품권 선물하기 화면.

롯데모바일상품권을 구매해 앱으로 충전하고,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하면 나머지는 현금으로 환불할 수 있다. 그런데 롯데는 약관 개정으로 타인에게 선물한 충전금은 현금 환불 기준인 ‘60% 사용’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모바일상품권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현금화하는 이른바 ‘롯모상(롯데모바일상품권) 신공’이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이를 막기 위해 약관을 개정한 것이다.

이번 개정은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롯모상 신공 방법은 이렇다. 우선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롯데모바일상품권을 액면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다. 보통 액면가보다 3~5%정도 할인된 가격에 롯데모바일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한 롯데모바일상품권은 전용 앱으로 충전한다. 앱에 있는 선물하기 기능으로 지인에게 충전금의 60%를 선물한다. 충전금의 60%를 사용하면 나머지는 금액은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

이때 선물을 받은 지인은 선물 취소를 선택할 수 있다. 선물하기가 취소되면 충전금 60%는 다시 선물을 준 본래 주인에게 돌아온다. 이런 방법을 반복해서 모바일상품권을 현금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롯데모바일상품권 100만원어치를 95만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롯데모바일상품권 앱으로 100만원을 충전하고 지인에게 60만원을 선물한다. 나머지 40만원은 환불을 받고, 선물받은 지인은 선물 취소를 선택한다. 취소된 60만원은 다시 선물한 사람의 앱으로 환불된다. 이런 방법을 반복하면 100만원어치 모바일상품권을 95만원에 구매해서 5만원정도의 이득을 얻게 된다. 며칠만에 투자금의 3~5%를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라 네티즌에게 인기를 끌었다.

한 블로거가 올린 롯데모바일상품권 현금화 방법

충전금이 많을수록 금전적 이득이 많아지기 때문에 최근 상품권 시장에서 롯데모바일상품권이 동이날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권의 경우 사용처가 많아야 할인율이 낮은데, 롯데모바일상품권은 지류 상품권보다 할인율이 약간 높아 보통 액면가에서 3~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며 "한동안 롯모상 신공이 인기를 끌면서 롯데모바일상품권이 품절이 되고 액면가 그대로 파는 곳까지 등장했다"고 했다.

결국 롯데는 "시장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에 따라 제3자 선물하기는 사용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약관을 개정하고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롯데 측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의 권고도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약관을 개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