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마이크론·미디어텍, AI·5G 등 기술 개발
현지 엔지니어 인력 채용 늘리고 협력 강화

메모리 반도체 회사 미국 마이크론은 올 10월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 글로벌 개발 센터를 열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750명이며, 향후 두배 수준인 15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지난해 9월 하이데라바드에 4200만달러(5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론은 하이데라바드 센터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센터 개소식에서 "하이데라바드는 마이크론의 글로벌 상위 3~4개 개발센터 중 한곳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인재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마이크론, 미디어텍 등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고 있다. IT전문매체 EE타임스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행을 택하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올 10월 인도 하이데라바드 글로벌 개발 센터 개소를 선언하고 있다.

◇ 미디어텍, 샤오미 인도향 스마트폰 칩 설계

반도체설계 회사 대만 미디어텍은 올 9월 중국 샤오미와 손잡고 인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들어갈 헬리오 G90 칩셋을 설계하기로 했다. 헬리오 G90은 게임용 칩셋이다. 8개의 코어가 들어가며, 2.05기가헤르츠(GHz) 이상의 속도로 동작한다.

리트파르나 맨달 미디어텍 인도 벵갈루루 법인장은 "인도에서 더 많은 스마트폰 칩을 설계할 것"이라며 "설계팀을 성장시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텍은 인도 벵갈루루와 노이다에서 약 65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지난 3일(현지시각) 기사에서 미국 인텔이 하이데라바드에 설립될 엔지니어링 센터를 위해 1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데라바드 센터가 AI, 5G(5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 클라우드, 그래픽 등의 분야에서 기술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AMD, 인도서 엔지니어 1500명 이상 고용

루스 코터 AMD 수석부사장(인사·투자·마케팅)은 올 3월 이코노믹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벵갈루루와 하이데라바드에 15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제품 로드맵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25% 정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는 지난 1985년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인도 벵갈루루에 R&D센터를 설립했다. TI는 올 9월 인도 국립공과대(NIT)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3년간 공동 R&D 프로젝트를 통해 신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코트라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이공계 기피 현상 등으로 반도체설계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인도와 협력을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