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기업 샤오미가 이달 9일 미국 애플이 장악한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 애플 아이폰은 일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로, 일본에서 6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샤오미는 2일 ‘샤오미 재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예정보다 이른 12월 9일 일본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왕샹 샤오미 국제사업부 대표는 지난달 4일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일본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당시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63%였다. 삼성전자(6.7%), 샤프(5.3%), 소니(4%), 화웨이(1.9%)가 큰 격차로 뒤를 이었다.

샤오미가 9월 중국에서 출시한 첫 5G 스마트폰 ‘샤오미 9 프로 5G’가 샤오미 매장에 진열돼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애플의 10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었다. 소니가 점유율 8%로 2위에 올랐다.

샤오미는 일본에서 온라인을 포함한 자체 판매망을 통해 먼저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추후 일본 이동통신사들과도 제휴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신사를 통해 휴대전화가 주로 판매된다.

샤오미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시작되는 일본 5G(5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샤오미는 9월 중국에서 첫 5G 스마트폰인 ‘샤오미 9 프로 5G’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엔 저·중·고가 5G 스마트폰 10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이 아직 진입하지 않은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등 다른 경쟁사보다 더 나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5G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게 샤오미의 전략이다.

샤오미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선 미·중 무역 전쟁 속에 중국 애국주의의 상징이 된 화웨이에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DC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 중 중국 비중이 처음으로 3분의 1을 밑돌았다.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9.1%로, 삼성전자(21.8%), 화웨이(18.6%), 애플(13.0%)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샤오미는 2분기 인도에서 점유율 28%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