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양호 전 회장 측근 집단 일선에서 물러나
임원수 20% 줄여…임원 직위 6단계→4단계 축소

조원태 한진 회장이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이뤄진 첫 번째 정기 임원 인사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의 '오른팔'이라고 불린 석태수 대한항공(003490)부회장을 비롯한 조 전 회장의 측근 집단이 물러났다.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선 복귀도 이뤄지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 체제 출범이라고 부를만한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임원 인사 폭은 크지 않았다.

조원태 한진 회장.

한진그룹은 29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이 동시에 물러난 것이다. 세 사람은 모두 조양호 전 회장의 측근들이었다. 특히 석 부회장은 조 전 회장의 오른팔로 불려왔다.

한진에 따르면 석 부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는 물러나고, 한진칼(180640)대표이사 사장직은 유지한다. 석 부회장은 올해 초 한진칼 주총에서 한진 대주주 일가와 경영권 분쟁 중인 2대 주주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반대에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대한항공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임기가 꽤 남은 셈이고, 한진칼의 경우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대표이사직을 내던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사실상 석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셈"이라고 보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직은 수행하는 모양새지만, 현업에서는 손을 뗄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한진그룹 인사에서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은 대한항공 부회장에서 물러나고, 한진칼 대표이사 직위만 수행키로 했다.

한진(002320)은 서용원 사장이 퇴임한다. 후임은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노삼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부임한다. 한국공항(005430)은 강영식 사장이 퇴임하고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유종석 전무가 후임으로 임명됐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는 무산됐다. 지난달 말 조양호 전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 전 회장의 세 자녀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법정상속 비율(1.5:1:1:1) 대로 나누기로 합의하고 상속 절차를 밟았다. 조원태 회장이 지분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7%, 이명희 전 이사장이 5.31%를 갖게 됐다. 이 때문에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사장으로 내정된 우기홍 부사장, 한진 대표로 내정된 노삼석 전무, 한국공항 대표로 내정된 유종석 전무.

한진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이상 줄였다. 또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간소화했다. 구조조정에 나선 셈이다. 승진이나 인사이동 폭도 크지 않다. 대한항공의 경우 승진 인사는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6명으로,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이승범 전무 등 3명이 부사장으로, 박정우 상무 등 6명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한진 측은 "젊고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정착, 미래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항공운송 주축인 대한항공과 그것을 서포트(지원)하는 항공 제작, 여행, 호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생각해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와 렌터카 등 그룹 비주력 사업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조 회장은 당시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해 "있는 것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한항공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정리할 게 있다"고도 했다.

대한항공
◇사장
▲우기홍

◇부사장
▲ 이승범, 하은용, 장성현

◇전 무
▲ 박정우, 김태준, 김승복, 엄재동, 이진호, 강두석

한진
◇부사장
▲노삼석, 류경표

◇전 무
▲ 주성균, 김기업

진에어
◇전 무
▲ 오문권

한진정보통신
◇전 무
▲ 박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