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매일 밤 배도 안 아픈 설사를 했습니다. 어쩌면 피폭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닐까 불안했습니다."
일본인 카토 린씨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당시를 이 같이 기억했다. 그는 사고 기점인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60km 가량 떨어진 곳에 살았다고 한다. 카토씨는 "설사는 오사카로 피난하자 마자 바로 멈췄다"며 "딸은 피난 직후 멈추지 않는 코피를 한참 쏟았는데 비슷한 시기에 이주한 다른 집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카토씨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사고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얘기했다.
카토씨는 "사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원전에서 60km 떨어지면 방사능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원전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은 제가 사는 도시까지 날아왔고, 방사선량 수치는 사고 전보다 600배 높은 24.24mSv(밀리시버트)로 측정됐다"고 했다.
그는 "저와 딸만 피난을 했고 다른 가족들은 '정부가 안전하다고 했으니 괜찮다'면서 후쿠시마에 남았다"며 "그리고 8년이 지난 올해 2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2015년부터 심근경색을 앓으며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틸만 러프 교수도 참석해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러프 교수는 198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회(IPPNW)'의 공동대표이자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 폐지 공동행동(ICAN)'의 공동 설립자다.
러프 교수는 "일본이 제공하는 후쿠시마 원전 부근 공식 방사선량을 믿을 수 없다"며 "일본은 거짓된 정보로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이타테 마을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사진을 제시하며 실제 정부 측정치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러프 교수는 "정부 측정기는 0.2mSv라고 나오지만 다른 측정기로 재보면 0.3~0.4mSv라 뜨고 정부 측정기에서 좀 떨어진 논밭에 가니 2.6mSv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러프 교수는 "여전히 후쿠시마 현을 비롯한 방대한 지역의 방사능 오염이 지속 되고 있다"며 "올림픽 선수단과 가족들에게 방사선 위험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하고 피폭을 줄일 수 있는 조치와 만약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