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웨이브·티빙·디즈니+ 틈바구니 속 성공 자신

KT(030200)가 28일 새로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Seezn(시즌)'을 발표했다. 국내 OTT 중 유일하게 지상파 3사와 CJ ENM(035760)계열 케이블 콘텐츠를 모두 공급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와 함께 개인화 추천, 4K UHD 화질, 감정 분석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내세웠다. 하지만, 치열한 OTT 시장에서 판세를 바꿀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KT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즌'을 통해 국내 OTT 시장 1위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KT는 국내 통신 3사 OTT 중 MAU(월간활성사용자수)에서 가장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기존 OTT인 '올레tv 모바일'의 경우 KT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의 모바일 앱 버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KT 뉴미디어사업단 김훈배 단장이 28일 기자간담회에서 'Seezn(시즌)'의 강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시즌은 5G(5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모바일에서 영상 콘텐츠를 보다 실감나고 편하게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고화질, 초저지연, 슈퍼사운드 등 타 OTT와 차별화된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4K UHD 화질로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 품질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야구, 골프 등 스포츠 중계의 경우 5G 통신의 빠른 속도에 힘입어 지연시간을 IPTV보다 짦은 1초대로 단축했다. 모바일 사운드 최적화 솔루션 'VSS 슈퍼사운드'를 적용해 영화·스포츠·음악 등 각각의 장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장효과를 선택할 수 있다.

KT는 계열사인 지니뮤직과 힘을 합쳐 영상과 음악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해당 콘텐츠의 주제곡(OST)이나 TV 속 배경음악(BGM)을 듣고 싶으면 앱에서 바로 음악 정보를 확인하고 들을 수 있다.

또 시즌은 AI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감정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추천 서비스 '내 감정을 읽는 스캐너 검색'을 선보인다.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기쁨, 슬픔, 화남 등 기분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새로운 기능들도 결국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시즌을 이용하는 고객은 종합편성 채널과 CJ계열 채널, 스포츠중계 채널 등 110여개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에, 지상파 3사 VOD를 포함한 20만여편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표 OTT로 △SK텔레콤(017670)이 지상파 3사와 함께 출범한 '웨이브' △CJ ENM이 운영 중인 티빙 △영화 콘텐츠에 최적화 된 '왓챠플레이' 등이 있다. 그러나 웨이브는 CJ 콘텐츠가 없고, 티빙은 지상파 콘텐츠가 없어 사용자들 입장에서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KT 모델들이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Seezn(시즌)'을 소개하고 있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상무)은 "시즌은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부터 TV의 고품질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국내외 가장 많은 CP와 함께 가장 다양한 프리미엄 VOD를 제공한다"며 "국내 지상파, 모든 종편의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OTT 플랫폼은 KT의 시즌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OTT 시장이 기존 방송 콘텐츠보다는 대작 오리지널(독점제공) 콘텐츠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매년 IPTV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수급 및 유통 비용에 연 1조원을 사용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KT는 시즌을 통해 2030세대에 맞춘 예능과 드라마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넷플릭스와 내년에 국내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OTT 디즈니+, 애플TV+가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KT는 CJ ENM과 OTT 연합을 협의했지만 무산됐다. CJ ENM은 내년 JTBC와 함께 OTT 통합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KT는 결국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미 글로벌 OTT 시장 1위인 넷플릭스는 국내 사업자 중 CJ ENM, LG유플러스(032640)와 손을 잡은 상황이다.

이에 KT는 글로벌 다큐멘터리 제작사 디스커버리와 협력해 시즌에 '디스커버리 UHD 전용관'을 개설했지만, 장르 특정 상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차이나모바일 콘텐츠 전담 자회사인 미구와 지난 9월 콘텐츠 협력 MOU를 맺었지만, 중국 콘텐츠도 한국 시청자들에게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 단장은 "국내 OTT 사업자의 특징은 '사일로 현상(다른 사업단위와 교류하지 않는 현상)'이 있다는 것인데 KT는 오픈된 환경에서 SBS, JTBC, CJ 등 여러 콘텐츠 제공자들과 협력하고 있고, IPTV 가입자가 800만명이 넘는 만큼 앞으로 콘텐츠 사업자들과 원활한 협의로 다양한 콘테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CJ ENM, SBS모비딕, JTBC 룰루랄라스튜디오, A&E, 와이낫미디어 등 채널사업자 및 제작사와 협력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국내 다른 OTT와 전략적 동맹을 맺은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은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제작보다는 단순히 기존 콘텐츠 유통에 그칠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KT가 어떤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와 협력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디즈니의 경우 자체 OTT 플랫폼을 강화 중인 국내 통신업계와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애플 또한 기업 정책 상 특정 통신사와만 손을 잡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즈니에서 아직 제시할 조건을 알 수가 없고, 국내 통신사들이 먼저 협상을 제의하지도 않은 상황이라 내년이 되어봐야 구체적인 협력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T 시즌은 △플레인(월 5500원) △플레인 플러스(월 8800원) △믹스(월 9900원) △믹스 플러스(월 1만3200원) 4가지 월정액 상품으로 구성됐다. 1계정 당 동시 접속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