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재건축이 지연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강남에 집값이 더 오를 일만 자꾸 생기고 있다. 대입 정시 비중 확대 등으로 학군 수요가 다시 몰릴 조짐이 보이는데다, 대형 개발 사업까지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6일 서울시로부터 국내 최고층 건물로 건축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축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아파트 단지 전경.

GBC 건설은 경제효과가 약 265조원에 달하고, 122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추산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GBC 신축사업의 마지막 쟁점이었던 공군과의 협의가 이뤄짐에 따라 건축허가서를 교부했다. 이제 착공까지는 굴토 및 구조심의와 안전관리계획 승인만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2에 지하 7층~지상 105층(569m)의 국내 최고층 건물과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GBC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근처에 계획됐던 대형 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GBC 사업을 위해 영동대로 지하복합개발, 잠실 마이스(MICE)단지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약 1조7500억원어치를 공공기여 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역은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 노선, 위례~신사선 등이 새로 생기는 교통 호재도 품고 있다.

앞서 논의된 교육제도 개편도 강남 부동산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폐지되고 정시 비율이 확대되면 8학군으로 불리는 강남 지역 고등학교가 대학을 들어가는 데 유리한 환경이 된다. 당연히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이미 강남 집값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뜀박질을 시작한 상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4% 상승했다. 9·13대책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마지막 주 조사 이후 60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명문 학교가 몰린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는 22억 8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강남이 점점 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집값은 매물 부족과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계속 오르고 있다"며 "GBC가 지어지고,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을 마치고, GTX까지 들어서면 삼성역은 수도권의 중심지를 넘어서 전국구 투자처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GBC가 들어서면 강남 주택 수요가 공고해질 것"이라며 "GBC는 상주 인구만 2만명이 넘기 때문에 잠실, 청담동, 대치동 등이 배후단지에 탄탄한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강남 집값이 너무 오르면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면서 "정비사업을 활용해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