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이 내달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에 ‘마린 애시앙 부영’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4398가구를 재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원래 2016년 5월에 공급됐지만, 지역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분양에 실패했다. 내달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이 단지의 분양 결과로 창원 주택시장 전망을 가늠할 수 있어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영주택이 창원 마산합포구에 지은 ‘마린 애시앙 부영’ 전경.

27일 부영주택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5월 ‘월영 사랑으로 부영’이라는 이름으로 창원 마산합포구에 4298가구를 분양했다. 지상 23~31층, 38개 동으로 지어지는 대단지였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 84㎡가 3억3500만원, 124㎡는 4억5200만원, 149㎡는 5억2400만원으로, 3.3㎡당 평균 98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양 결과는 참담했다. 지역 경기가 나쁜데다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 속에 177가구가 분양되는 데 그쳤다. 결국 부영주택은 전 가구를 후분양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1조원 이상 들어가는 사업을 분양 없이 진행하다 보니 회사 재정에도 부담이 됐다.

이 단지는 창원시가 전국에서 가장 미분양이 많은 도시 중 하나가 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창원의 미분양은 5875가구로, 여전히 ‘월영 사랑으로 부영’이 미분양 물량으로 잡혀 있다.

창원의 경우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8일 기준) 창원 성산구 아파트 매매가는 0.33% 올랐고, 의창구도 0.3%나 상승했다. 하지만 단지가 속한 마산합포구의 경우 오히려 0.07% 하락하며 여전히 주택시장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월영 사랑으로 부영을 제외하더라도 마산회원·합포구의 미분양물량은 511가구에 이른다.

부영주택은 일단 마린 애시앙 부영을 분양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의 공정률은 99%가량으로,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인·허가 절차만 진행하면 된다. 이 관계자는 "주택과 커뮤니티시설 상품성을 높여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 결과인데, 결국 분양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2016년 당시보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지 낮게 책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창원 주택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큰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할 수 없을 거란 얘기다. 부영주택의 마린 애시앙 부영 분양 결과에 따라 지역 분양경기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마린 애시앙 부영의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부산 못잖게 분양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