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9000원짜리 가방이 한 시간 만에 30만원대로 '껑충'
곰표 패딩·펩시 티셔츠 등 밀레니얼 인싸템 주목

출시 5분 만에 400개가 동난 참이슬 백팩.

"알람 맞춰 놓고 대기했는데, 쇼핑백에 담기도 전에 서버가 다운됐어요."

25일 저녁 6시, 대학생 김세진(24) 씨는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이날 출시된 한정판 가방을 손에 넣기 위해서다. 주인공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을 주제로 만든 '참이슬 백팩'. 김 씨는 "시간에 맞춰 쇼핑몰에 접속했지만, 가방을 손에 넣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온라인 쇼핑물 무신사는 하이트진로와 협업으로 제작한 참이슬 백팩을 25일 오후 6시부터 판매했다. 총 400개를 내놨는데 발매한 지 5분 만에 완판됐다.

참이슬 백팩은 '참이슬 오리지널' 팩 소주 모양을 형상화한 가방으로 발매 전부터 '인싸템(주류가 선호하는 아이템이란 의미의 신조어)'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방 형태부터 겉에 새겨진 바코드, 미성년자 경고 문구 등 실제 팩 소주 모양을 그대로 재현하고, 가방 안에는 병 소주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해 '참이슬이 만든 가방'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 가방은 4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품절 후 중고 판매 사이트에서 재판매 가격이 30만원대로 치솟았다.

참이슬 백팩은 팩소주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가방으로 젊은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가방의 매력은 무엇일까? 운 좋게 참이슬 백팩을 손에 넣은 직장인 박경호(34·가명) 씨는 당첨되자마자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을 올렸는데, 바로 되팔라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고 했다. 박 씨는 "되팔 생각은 없지만, 가방을 직접 메고 다니기까진 용기가 필요할 거 같다(웃음)"며 "디자인이 깔끔한 데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무엇보다 희소가치가 높아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삼립호빵 가습기 구매를 시도했다 실패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 세대와 소통을 위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이벤트로 기획을 했는데, 이렇게 반응이 폭발적일 줄 몰랐다. 재판매 요구가 빗발쳐 추가 상품 출시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고풍을 앞세운 진로이즈백에 젊은 고객을 뺏긴 참이슬이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이벤트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이벤트로 참이슬의 굳건한 위상을 확인했다"라고 평했다.

식품과 패션이 결합한 푸드패션은 언제나 화제를 모은다. 앞서 초코파이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비이커와, 메로나 아이스크림은 휠라 운동화와 협업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에는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이 다양한 협업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대한제분은 곰표 밀가루 포장지에 들어가는 도안을 활용해 패딩 재킷과 치약, 쿠션 팩트 등 이색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밀가루를 사용하는 사람 외엔 관심이 없던 곰표도 덩달아 트렌디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핫(Hot)한 브랜드로 부상했다.

식품과 패션의 만남이 활발한 이유는 브랜드 간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오래된 식품 브랜드의 경우 익숙함을 넘어 식상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이때 트렌디한 이미지의 패션과 만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게다가 수십 년 역사를 지닌 식품 브랜드의 로고는 뉴트로(새로운 복고)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해외에서도 최근 탄산음료의 대명사인 펩시와 코카콜라가 각각 패션 브랜드 디스퀘어드2와 디젤과 협업해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선보였다.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핫(Hot)한 브랜드로 부상했다.

펩시를 운영하는 펩시코의 경우 한발 더 나아가 하우스오브펩시코(houseofpepsico)라는 패션 쇼핑몰을 열고 패션 사업의 진출을 선언했다. 이곳에서는 만다리나덕, 알렉산더왕, 푸마 등과 협업한 펩시 의류 제품 및 자매 브랜드인 마운틴듀와 치토스 등의 패션 상품도 판매한다. 펩시코는 이를 통해 올해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을 20억 달러(약 2조 3528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간호섭 홍익대학교 섬유패션미술학과 교수는 "오래된 식품 브랜드의 경우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다양하게 체험할 거리를 선보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패션은 가장 손쉽게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이자 길거리 광고판으로 선호된다"며 "다만, 패션화를 위해서는 먼저 브랜딩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