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이 저조한 데다 기업들이 퇴직연금 적립 의무를 소홀히 하면서, 국내 상장사들이 메꿔야 할 퇴직연금 부족액이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기여(DB)형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하는 상장사 1386곳의 '확정 급여 부채'는 72조원, '사외 적립 자산'은 59조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로 지급해야 할 돈에 비해 모아 놓은 돈이 13조원 모자란다는 뜻이다. 한 회사당 94억원가량이다.
퇴직연금 부족이 발생한 것은 그동안 퇴직연금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주로 투자되면서 수익률이 극히 저조했고, 기업들이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해야 하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수익률 저조로 인한 퇴직연금 순부채가 3조3000억원, 기업이 제대로 자산을 적립하지 않아 발생한 부채가 나머지 9조7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 도입 기업은 매년 평균 1개월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야 한다.
퇴직연금 부족액은 기업이 메꿔야 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미래에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가 작년 말 현재 5조108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사외적립금은 4조7781억원이어서 모자라는 3299억원을 추가 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1.44%에 그쳤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나서서 향후 5개년간 수익률을 1%포인트 올리면 기업 부담금이 3조7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