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세계의 미래입니다(The future is Asia)."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한 경제인 700여명은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상생번영'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각국 정상들은 아세안 국가간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한국이 보유한 교통, 에너지, 스마트시티 분야의 강점을 활용하여 아세안의 인프라 건설을 돕겠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간 교역 규모가 증가해 내년이면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서둘러 발효될 수 있도록 각국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니 대통령 "韓 인프라·디지털 투자 환영"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아세안 주요국 정상과 전문가들은 한국의 제조와 혁신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서 인프라 연계성 프로젝트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디지털·창조 잠재력이 뛰어나다"며 "디지털 경제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국정 과제인데,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관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와 아세안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첫 세션 기조연설을 맡은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비랜드 엔터프라이즈 회장은 "10~20년 후 38선이 무너진다면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스스로를 한국의 팬(big fan)이라고 밝힌 로저스 회장은 "일본은 정점을 찍고 쇠퇴 중인데 반해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 제조업이 결합해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대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잇는 동서의 철길이 재건되면 한반도는 글로벌 교통 허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세기는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었다면, 21세기는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아세안은 6억명의 인구가 있고 천연자원이 풍부해 새로운 무역 루트와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아세안 차기 주요사업 거점…'그랩'과 서비스 개발"
이어진 '혁신성장을 위한 신산업분야 협력방안' 세션에서 정헌택 현대차(005380)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은 현대차의 차기 주요사업 거점으로 아세안을 꼽았다. 정 실장은 "동남아 공유차량 시장을 이끌고 있는 그랩(Grab) 등과 공동으로 차량 공급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랩은 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다.
정 실장은 "자동차 산업은 공유경제, 자율주행 기술의 혁신 추세에 따라 기준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로 전환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파괴적 혁신에 대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제조와 서비스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내에 AI(인공지능) 전문 조직을 설립하고 국내외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투자 협력으로 신기술 및 신사업 기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세션에서 '아시아의 힘'의 저자이자 아세안 전문기자인 조 스터드웰은 한·아세안의 생산적 협력 과제를 국가별로 분류해 제시했다. 아세안의 최대장점으로 다양성을 꼽은 그는 "디지털 분야에서 한국의 선진 기술과 아세안 각국 정부의 높은 의지, 기업 역량을 결합해 상호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한류는 단순 상품, 서비스, 교역 차원을 넘어 아세안의 창의적 요소와 결합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아세안 6개국 정상과 7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한국에서 한·아세안 정상들과 주요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4년 부산에서 열린 제2차 한·아세안 CEO 서밋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