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50만명이 찾은 韓 유방 보형물 개발 업체 가보니
안면 리프팅 실·인공 피부 등 60개국에 수출
"전국 기술 개발 능력있는 中企 스케일업 지원해야"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한스바이오메드 1층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다양한 재질과 크기의 인공 유방 보형물이 눈에 띄었다. 지름 9~15cm 원형의 투명한 1세대 보형물부터 꺼끌꺼끌한 표면이 특징인 2세대, 물을 넣은 풍선처럼 말캉한 3세대 보형물이 한자리에 있었다. 지난 17년여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중동, 남미 등 전 세계 150만명 이상이 이 보형물로 가슴 시술을 받았다.

한스바이오메드의 유방 보형물 '벨라젤'은 2002년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2017년 개발된 마이크로 실리콘겔 재질의 3세대 보형물은 출시 3년 만에 국내 유방 보형물 시장을 뒤흔들었다. 국내 점유율 80%에 달하던 해외 유명 업체들의 제품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찾는 보형물로 자리 잡았다. 수요가 급증하자 회사는 지난 9월 연간 30만개 이상의 보형물을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를 세웠다.

전세계 150만명 이상이 사용한 한스바이오메드의 유방보형물. 왼쪽이 마이크로 실리콘겔 재질의 3세대 보형물이며, 오른쪽이 1세대 보형물이다.

높은 수요의 비결은 디테일에 있었다. 벨라젤은 형태와 표면처리, 돌출 정도에 따라 30개로 세분화돼 나온다. 크기 또한 125~550cc 이상까지 다양하다. 벨라젤을 사용하는 한 성형외과 원장은 "통상 다른 데서 나오는 유방 보형물은 3~4개 종류가 전부인데, 여기 제품은 지름과 부피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 유방 비대칭 환자들을 비롯한 환자 대부분이 선호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나온 혁신 제품은 줄을 잇는다. 피부·뼈 이식재는 2002년 국내 최초로 개발됐고, 안면 리프팅 시술에 사용되는 실인 '민트 리프트'도 2014년 국내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다. 세계 두 번째로 자체 개발한 인공피부 '슈어덤'과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국조직은행연합회(AATB)에서 동시에 승인받은 탈회골이식재 '슈어퓨즈' 등도 이 회사 제품이다. 이날 건물 9층에 있는 '줄기세포 재생의학 연구소'에선 탯줄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최초' 수식어가 따라붙는 제품을 20년간 꾸준히 내놓은 한스바이오메드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매출액은 2016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517억원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7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최근 3년간 매해 30% 이상 성장했다. 2009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주가도 상승세다. 2011년 24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8년 만에 9배가량 뛰어 22일 기준 2만15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제품은 전 세계 60개 국가에 수출된다.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55%. 작년에만 이곳에서 개발된 26개 제품이 중국과 미국, 남미 등에서 인허가를 받았다. 3세대 유방 보형물은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텍사스에 자동화공장 설립도 준비 중이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한스바이오메드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1993년, '흉터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는 문장을 명함에 새겨 의사 수백명을 찾아다녔던 황호찬(61) 한스바이오메드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자는 것이 내 신념이며, 혁신에 도전하는 박사들을 모셔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기술 개발 능력을 갖춘 회사가 많다"며 "회사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원들 수준이 올라가고 혁신 제품이 늘어날 때 스핀오프를 해 '회사 안의 회사'를 만들어 연구를 지속하는 게 중요한데, 이때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스타트업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술 개발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을 찾아 스케일업 지원을 강화하면 고용도 확실하게 창출되고 지원금만 낭비하는 일도 적을 것"이라고 했다. "스케일업 지원이 망설여진다면, 스핀오프를 통해 직원을 370명까지 늘린 우리 회사를 보세요." 2017년 120명을 웃돌았던 이곳 직원 수는 지난 3년 사이 세 배 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