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지난해 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15일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말 반도체 재고 자산은 직전 분기인 지난 6월 말의 14조5231억원보다 1조9032억원(13.1%) 줄어든 12조61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말 수준(12조7630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같은 기간 재고가 5조5887억원에서 5조4736억원으로 1151억원(2.1%)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작년 말(4조4227억원)에 비하면 1조원 이상 많아 재고 감소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재고 감소는 감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집계한 올 3분기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출하량은 29억3200만 제곱인치로, 지난해 3분기의 32억5500만 제곱인치보다 9.9% 줄었다. 장비 투자도 크게 줄었다. SEMI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기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은 133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67억4000만달러) 대비 20% 감소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단 재고가 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내년 봄쯤이면 (반도체 시장에) 볕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업체의 반도체 재고는 2017년에 비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어서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