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abh+ 스누아토’, 동아제약 ‘파티온’.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화장품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면서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을 합한 신조어로,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검증된 의약품 성분을 넣은 기능성 화장품을 앞세워 시장을 넘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제약·바이오업체는 40여 곳에 이른다. 삼진제약은 지난 7월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컨슈머헬스 사업부를 만들었고, 지난달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과 협력해 아토피 피부용 보습 크림 'abh+ 스누아토'를 출시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10월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출시했다. 피로해소제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넣은 스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유한양행도 지난 5월 '디어리스트'를 통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이미 보유한 의약품 기술로 화장품 시장 진입 장벽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고 있다. 동국제약이 내놓은 마데카크림이 전형적인 사례다. 상처 치료제로 잘 알려진 마데카솔의 주원료로 만들었다. 소화제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은 활명수에 쓰는 5가지 생약 성분을 포함한 스킨케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동화약품의 화장품 브랜드 '활명'은 세계적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서울 삼성동 매장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전 세계 33개국에서 23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연구 개발하는 차바이오텍은 노화 방지 크림 같은 제품을,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셀트리온은 주름·미백 기능성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제약사 매출에서 화장품 매출도 커지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 54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화장품 비율이 16%였다. 일동제약은 유산균 성분이 들어간 마스크팩이 성공을 거두며, 올 상반기에 화장품 매출이 99억원을 기록했다. 필러 제품에 들어가는 히알루론산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한 휴젤 역시 지난해 화장품 분야에서만 전체 매출의 13%가 넘는 245억원을 기록하는 등 캐시카우(수익 창출원)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