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1위 쏘카 年 331억원 적자인데...2위 그린카 43억원 흑자
'타다' 리스크도 없어...호텔롯데 손자회사로 상장 주목

최근 롯데그룹 유통부문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계열사 롯데렌탈이 남몰래 웃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15년 KT렌탈 인수를 통해 국내 렌터카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1위 업체인데요.

특히 이 중에서도 롯데렌탈이 소유하고 있는 종속회사 그린카(Green Car)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린카는 쏘카처럼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요.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차량을 서비스로 이용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염두에 두고 롯데는 이 회사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린카의 작년 매출은 317억원, 영업이익은 43억원, 자산총액은 약 550억원입니다.
롯데의 다른 계열사에 비해 외형이 크지는 않지만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가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셰어링은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익성이 미미하기 때문이죠. 쏘카는 지난해 약 3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경쟁사 쏘카의 기업가치는 어떨까요. 매해 적자를 내온 쏘카는 올 1월 알토스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벤처캐피털(VC) 4곳으로부터 총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7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최근 쏘카의 기업가치는 1조원대로 측정됐죠.

모빌리티 시장은 카풀, 공유택시, 자율주행 등 혁신할 거리가 많지만 강한 규제 탓에 리스크가 크다 보니 뛰어드는 기업이 별로 없죠. 흑자를 내고 있는 2위 그린카가 빛을 발하는 이유입니다. 그린카는 지난해 GS칼텍스로부터 총 3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35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린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신 회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발목을 잡아온 족쇄들이 풀린 상태죠. 롯데는 새로운 현안을 해결하며 ‘뉴롯데’를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로 지분 약 25.7%를 갖고있죠. 롯데렌탈은 그린카 지분 84.7%를 소유중입니다. ‘호텔롯데-롯데렌탈-그린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인데요.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지주(004990)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입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인데,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죠.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의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선데요. 호텔롯데가 신주 발행을 통해 상장하게 되면 일본 쪽 지분율이 낮아지고, 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고리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본격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죠. 이 작업을 통해 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주목받는 것이 롯데렌탈·그린카 상장입니다.

롯데렌탈과 그린카가 상장에 성공하면 모회사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더 확대될 수 있을테니까요. 롯데 입장에선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회사를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일본의 영향력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롯데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호텔롯데 가치 평가를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라, 롯데렌탈과 그린카 상장에 대한 계획까지는 아직까지 논의되지 못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뉴롯데’의 축이 호텔롯데와 더불어 롯데렌탈, 그린카 상장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쏘카는 적자이고, 타다는 검찰 기소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린카는 이미 흑자를 내는 데다 타다처럼 리스크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업가치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