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비, IMF·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산업용 수요 부진"

국내 에너지 소비가 글로벌 외환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산업용과 상업용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 1~7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1억3766만TOE(석유환산톤)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3895만TOE보다 0.93% 감소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추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에너지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에너지소비에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도시가스, 전력, 열, 신재생 등이 포함된다.

최종 에너지 소비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현재 방식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단 두차례 뿐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전년도보다 8.55% 줄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전년도보다 0.55%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올들어 7월까지 산업용 에너지 소비가 총 8362만TOE로 전년대비 1.14%, 가정·상업용은 2458만TOE로 2.55%씩 감소했다. 반면 수송용(2500만TOE)과 공공용(445만TOE) 에너지 소비가 각각 0.86%와 2.46% 씩 늘었다.

에너지원별로는 올들어 7월까지 석유(-1.77%), 석탄(-0.65%), 전력(-0.94%), 도시가스(-2.81%) 등은 모두 줄어지만, 신재생 에너지(9.66%)와 천연가스LNG(15.14%)는 늘었다.

업계에서는 산업용 에너지 소비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생산 감소, 반도체 산업의 감산, 정유·화학 업체들도 설비 보수가 에너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며 "당장 상황이 나아질 요소가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