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처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되살아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667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5180만대)보다 2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1.8%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1위인 삼성전자(7820만대 판매)와 격차도 빠르게 줄고 있다. 올해 3분기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8.2%로, 삼성전자(21.3%)와의 격차는 3.1%포인트에 불과했다. 2년 전 10%포인트 이상, 1년 전 6%포인트였던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화웨이는 올 들어 애플을 누르고 명실상부한 세계 2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2분기까지만 해도 미국의 제재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맵, 지메일, 구글 번역 등을 탑재하지 못하게 되면서 유럽 등 해외 지역의 판매가 급감했고, 이로 인해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대비 8% 성장한 5870만대 판매에 그쳤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중국인들이 대거 '애국 소비'에 나서고, 화웨이 역시 지난 8월 5G 스마트폰 '메이트20 X 5G'를 출시하는 등 신제품 공세에 나서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화웨이는 지난 9월엔 세계 첫 5G 통합칩인 '기린 990'도 공개했고, 오는 15일 중국 시장에서 폴더블폰 '메이트X'도 내놓을 예정이다.

화웨이는 내년에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미국 행정부가 구글 등 미국 기업이 다시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막대한 내수 시장과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점 막강한 존재가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삼성전자를 제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