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공세에 일본 차 판매 반등…10월 판매량, 전달대비 80% 증가
유니클로도 대규모 할인에 매출 회복, 인기 상품 품절

자동차·의류 등 일본 소비재 기업들의 10월 매출이 9월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9월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소비자들이 일본 업체들의 대규모 할인 공세에 점차 마음을 되돌리는 모습이다.

혼다의 주력모델인 대형 SUV 파일럿. 혼다는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앞세워 지난달 판매실적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도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국내에서 차를 판매하는 5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1977대로 전달보다 79.2% 증가했다.

가장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업체는 혼다였다. 지난 9월 국내 시장에서 166대를 파는 데 그쳤던 혼다는 지난달 806대를 팔아 전달대비 판매량이 385.5% 급증했다.

도요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408대로 전달보다 9.1% 늘었다. 한국 철수설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렸던 닛산은 139대로 202.2%, 인피니티는 168대로 250% 각각 급증했다. 렉서스만 전달보다 2.8% 감소한 45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본 차의 지난달 판매량이 대부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공격적인 가격 할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혼다는 주력 모델인 대형 SUV 파일럿을 1000만원에서 1500만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도요타도 프리우스 등 대표 상품들의 가격을 최대 250만원까지 할인하고 소모품 교환과 주유권 지급 등의 다양한 혜택도 제공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도 각각 최대 550만원의 주유권 제공과 최대 1000만원의 가격 할인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에르메스 출신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감독한 유니클로U 플리스 코트의 내추럴 색상은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 재고가 M과 XXL만 남아있다.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유니클로도 할인 행사의 영향으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국회의원이 삼성·신한·KB국민·현대 등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을 보면 유니클로의 올해 9월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억원보다 67% 감소했다.

대규모 세일을 진행한 10월 1~14일, 2주간 매출액은 8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205억원) 대비 61% 줄었다. 작년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9월과 10월만 놓고 보면 한 달 새 눈에 띄게 매출이 회복됐다.

실제 할인 행사가 시작된 지난달 초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겨울 인기 상품인 플리스 재킷과 기능성 내의 히트텍 등을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또 할인 대상은 아니지만,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한 '유니클로U'와 'JW앤더슨' 라인의 상품도 일부 주요 색상과 사이즈가 일찌감치 동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할인 행사에 반응을 보이면서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조금씩 수그러드는 기미를 보인다"며 "남의 이목을 의식해 매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샤이재팬' 족들이 온라인으로 몰리고 있다"라고 했다.

일본 여행 수요도 소폭 늘었다. 하나투어의 10월 일본 여행 수요는 9월보다 1.3% 증가했다. 앞서 9월과 8월 일본 여행 수요는 직전 달과 비교해 각각 63.2%, 30.3% 감소한 바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7월 불매운동 이후 일본 여행객이 급감했지만 10월 이후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