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마트폰 신작 '아이폰11'이 뜻밖의 흥행 반전(反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첫 공개 당시 혁신 부재라는 비판과 함께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던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출시 이후 높은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1은 지난 25일 출시 당일 최대 14만 대가 팔렸다. 첫날 개통량만 놓고 보면 전작인 아이폰X 시리즈보다 30%가량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아이폰XS·XR 등은 국내 출시 첫날 10만 대 정도 팔렸다. 아이폰11 프로(256GB) 등 일부 인기 모델은 물량이 달려 구입하려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성기 때와 같은 '열풍'까지는 아니어도 당초 우려보다 뜨거운 반응이다. 한국보다 앞서 출시된 미국·일본에서도 아이폰11은 비교적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아이폰11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스토어에 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메라·배터리 등 기본기에서 보여준 탄탄한 기술력이 시장에서 통한 비결이라고 본다. 애플은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1 프로 후면에 3개의 카메라 렌즈를 달아 전작보다 한층 넓어진 화각으로 촬영할 수 있다. 또 아이폰11 프로 맥스의 배터리 수명은 40.5시간으로, 현재 출시된 프리미엄폰 중 가장 길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 평가지 컨슈머리포트의 스마트폰 평가에서 아이폰11 프로와 프로맥스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인덕션 같다'는 혹평을 들었던 후면 카메라 디자인도 출시 이후에는 "자꾸 보니 익숙해진다"는 반응으로 바뀌고 있다. "카메라를 수직으로 세우는 것보다 삼각형으로 배치한 게 더 인상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애플은 이번에 LTE폰만 출시했다. 이 때문에 5G 단말기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힘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워낙 충성도 높은 애플 마니아가 많아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