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 들여 쉬완스 인수했는데...CJ제일제당 3분기 이익 15%↓
신평사 신용등급 강등 경고...CJ제일제당 비상경영 선포
CGV는 사모펀드에 동남아 법인 지분 25% 매각 추진
CJ그룹이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 전략을 수정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가공업체 쉬완스 인수 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비상경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외형을 키우기보다 수익성을 올리는 방향으로 궤도 변경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는 최근 내부적으로 외형을 키우기보다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목표를 바꿨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면서 위기 의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익의 약 80%를 차지하는 식품부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근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가양동 부지 등 비핵심 자산과 저수익 사업 등의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줄일 계획이다.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CJ CGV가 해외법인 지분 25%를 MBK파트너스에 약 38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이의 일환이다.
CJ는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진행해 2020년 매출 100조원(해외 매출 비중 70% 이상)을 달성하는 그룹 경영 비전 '그레이트 CJ'를 추진해 왔다. 이재현 회장은 "2005년 글로벌 도약을 선언한 이후 13년 동안 글로벌 사업은 큰 성과 없이 더디게 성장했다"며 "바이오·식품 등 일부 사업의 성과만으론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7~2018년 CJ그룹의 전체 매출은 각각 27조원, 30조원. 내년까지 매출을 100조원을 달성하려면 70조원이 부족하다. 공격적 M&A가 없다면 불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CJ는 올 2월말 그룹 M&A 사상 최대 규모(2조원)였던 미국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이후 차입금 부담이 크게 늘었고 CJ제일제당 수익성도 악화됐다.
증권업계는 올해 3분기 CJ제일제당의 식품부문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약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쉬완스를 제외하면 이익이 약 21% 줄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48% 성장했다.
생물자원부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3분기 약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공학(바이오) 부문도 이익이 7% 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신과 메치오닌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빠져서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CJ제일제당 목표 주가를 42만9000원에서 37만원으로 14% 하향조정했다. 평균 주가와 목표 주가간 괴리율이 43%에 달했기 때문이다. 2년새 가장 낮은 목표주가다.
박은정 연구원은 "3분기는 2분기 보다도 대다수 사업부문의 마진 하락 요소가 불거졌다"며 "가공식품의 해외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환경이 열악해 빠른 회복 또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신평사는 CJ그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빚이 더 늘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돈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이자비용도 올라가 재무구조가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부실 계열사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CJ그룹의 올 상반기 순차입금(연결기준)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이중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수 차입금)은 11조원으로 작년말(7조7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었다. 빚과 동시에 금융권에 내야하는 이자도 증가했다. CJ그룹의 상반기 이자비용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1730억원)보다 30% 늘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최근 CJ의 차입부담이 상당히 증가한 상태"라며 "쉬완스의 기대를 하회하는 영업실적과 생물 자원부문의 이익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할때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