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토스뱅크 참여...187억원 납입예정 '의결권 10% 확보'
인터넷銀 지속적 유상증자 필요...이랜드 자본력 우려도
이랜드 자금난 이후 리테일 상장 실패...부채비율 214%↑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자금난을 겪었던 이랜드그룹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금융업 진출을 선언, 자금 조달 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대주주인 제3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 의결권 기준 10%의 지분을 확보한다. 오는 12월중 예비인가가 확정되면 내년에 187억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15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스마트폰 금융 앱(응용프로그램) 토스의 운영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34%를 가진 최대주주다.

올 1월 개정된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모든 비금융 주력자가 지분 34%를 소유할 수 있다. 또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지분 10%씩을 보유한다.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도 주주로 참여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금융업 진출의 목적보다는 이종 사업과의 융복합을 통한 혁신과 초경쟁 시대에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관건은 자금력과 수익성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전문은행은 주주들의 계속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매번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력 부족으로 대출 중단 등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서다.

앞서 GS리테일이 2016년 케이뱅크 주주로 참여, 지분 7.2%(56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금은 약 200억원이다. GS리테일은 당초 지분 9.26%를 보유중이었으나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이 7%대로 줄었다. 케이뱅크는 압도적인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20여곳에 달하는 주주간에 자본조달에 관한 의견 조율이 어려워 지면서 유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GS리테일은 배당 등 수익실현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약 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설립 이후 3년간 누적적자는 약 1800억원이다. 같은기간 카카오뱅크도 약 14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지속적인 자본 확충을 견딜 수 있는 자본력이 있는 주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랜드월드는 그룹의 지주 역할을 하는 핵심 회사다.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이월드, 엘칸토, 이랜드서비스, 해외계열사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17년 신용등급이 'BBB-'(한신평)로 강등되며 경영난을 겪었다.

2014년 약 2200억원에 신발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를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 1650억원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가 이탈하면서 이 자금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이랜드월드 투자자들은 약 1150억원 규모의 채권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이유로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이랜드는 그룹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 5월 문제의 케이스위스를 중국 엑스텝에 약 3000억원에 매각해 자금 부담을 덜게 됐다. 앞서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도 매각하고 비수익 브랜드와 매장 철수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랜드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던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 상장이 잠정 중단된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랜드는 큐캐피탈·큐리어스·프랙시스 캐피탈 등 사모펀드(PEF)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6000억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유치)'를 했는데, 상장 중단과 함께 이 약정도 종료됐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이랜드리테일 상장 철회 등으로 차입금이 재차 증가하는 등 재무안정성 개선세가 정체된 모습"이라며 "작년말 이랜드월드 전환우선주의 자사주 매입, 올 상반기 이랜드리테일 상장 철회에 따른 FI 지분 매입 등으로 자본확충 효과가 회석되고 차입금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했다.

이랜드월드의 올 6월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조2000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3조7000억원)보다 약 5000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14%, 신용등급은 'BBB+'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랜드가 자금난을 겪은 후 회복과정에 있는만큼 본업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은행은 자금력이 뒷받침 되는 주주가 참여해도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다 대규모 적자도 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