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 내년 초 가상현실(VR) 기반의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선보인다. 이름은 호라이즌(horizon·사진). VR 기기를 통해 전 세계 누구든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사이버 세상'을 펼쳐낸다는 구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오큘러스 커넥트6' 행사에서 공개한 호라이즌 소개 영상을 보면, VR 기기를 쓰는 순간 눈앞에 만화 같은 가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용자들은 내가 택한 가상(假像)의 아바타 모습으로 이곳을 오간다. 페이스북 친구인 회사 동료를 만나 "안녕, 네 옷 멋진데?"라고 인사를 건네고,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곳곳을 구경할 수도 있다. VR 기기 하나만 쓰면 시공간을 완전히 초월하는 소셜(social·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2014년 20억달러(2조4000억원)를 주고 VR 전문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VR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내년 초 도입 예정인 '손 움직임 추적' 기술도 그런 노력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VR 기기를 쓴 상태에서 손 조작을 하려면 별도의 기기를 양손에 쥐고 있어야 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그냥 맨손을 움직여도 기기가 알아서 손 움직임을 감지한다. 페이스북은 유명 PC 게임 '메달 오브 아너'의 VR판 등 고사양 VR 게임 세 편도 공개했다. 'VR을 사봐야 할 게 없다'는 콘텐츠 부재에 대한 불만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VR 연구자 안선주 미 조지아대 교수는 "VR 기기 가격이 10년 전 5만달러에서 현재 500달러로 떨어지고, VR 역시 엔터테인먼트,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VR의 상업적 악용, 신분 도용 등 여러 부작용을 막기 위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