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상승하며 2080대에 안착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사자’ 기조가 시장 분위기를 살렸다. 코스닥지수도 사흘째 올랐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등이 훈풍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 하원의 ‘홍콩 인권 민주법’ 통과 소식은 미·중 관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1%(14.66포인트) 상승한 2082.83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이 1451억원, 외국인이 47억원어치를 샀다. 개인은 1778억원을 팔았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582계약을 사들였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495계약, 415계약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0.80%(5.16포인트) 오른 651.96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만 598억원어치를 샀다. 기관은 27억원, 개인은 475억원을 순매도했다.

10월 14일 홍콩 시민들이 홍콩 센트럴 지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간밤의 뉴욕 증시 강세 소식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뉴욕 증시는 JP모건·존슨앤드존슨(J&J)·유나이티드헬스 등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 덕에 힘을 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도 미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달궜다.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던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오전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리자 잠시 흔들렸다. 외국인이 매물 출회에 나선 영향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주체들이 통화 완화 정책의 경기 하방 압력 제어 효과보다 경기 둔화 심화라는 금리 인하의 배경에 주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장은 결국 호재에 더 집중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외교부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이미 시작했다고 발표하며 스몰딜(부분 합의) 불확실성을 완화한 점도 증시 분위기에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주가를 나란히 1% 이상 끌어올린 점도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의약품, 전기전자, 비금속광물, 건설, 운수창고, 전기가스, 증권, 음식료품, 금융, 유통, 보험, 섬유의복, 운송장비, 화학, 기계, 철강금속 등의 업종이 전장 대비 상승했다. 종이목재, 통신 등은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NAVER(035420)셀트리온(068270)도 1% 넘게 올랐다. 현대차(005380), 신한지주(055550), POSCO, 삼성물산(028260)등도 전 거래일보다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4%가량 치솟았다. 현대모비스(012330), LG생활건강(051900), SK텔레콤(017670)등은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법을 통과시킨 사실이 미국과 중국 관계에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콩 인권 민주법에는 홍콩의 인권 상황에 따라 미국이 홍콩에 대한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하면 미 행정부는 매년 홍콩의 인권 상황을 평가해 의회에 보고하고, 미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우대 혜택을 유지할지 판단하게 된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홍콩 인권 민주법을 계획대로 시행할 경우 강력히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 하원은 일부 의원이 발의한 홍콩 인권 민주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