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상승했지만, 2분기 유가 하락으로 미리 사둔 재고분이 손실을 내면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효과에 힘입어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60.8% 3280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도 13조351억원으로 12.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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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36.9% 감소한 1992억원, 매출액은 12.3% 줄어든 6조305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정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올 3분기에 배럴당 6달러선으로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제마진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낸다. 올해 상반기까지 정제마진은 2~3달러로 업황이 부진했으나, 3분기 들어 6.5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이 밑으로 떨어지면 정유사는 손해를 본다.

정제마진만 놓고 보면, 정유업계가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6.1달러)와 비슷하다. 그러나 2분기 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사들인 후 2~3개월 후 판매하기 때문에 앞서 고유가일 때 구입한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을 앞둔 4분기부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IMO 환경규제를 앞두고 4분기 해상 연료유 수요가 늘면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정제마진이 배럴당 9달러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IMO는 2020년 이후 모든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 등 고유황유 수요는 줄고 황 함량이 적은 선박용 경유(MGO)와 저유황유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를 판매하면 정제마진이 높아져 유리하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까지 벙커C유 수요는 50%, 고유황유 수요는 70% 이상 사라지고 저유황유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