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는 탈(脫)원전 정책과 한전 실적의 연관성,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와 석탄 가격"이라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이 줄어 한전이 올 상반기에만 923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주장에 이같이 해명한 것이다. 김 사장은 "원전 가동률도 수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가와 석탄 가격이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 상반기에만 유가가 65% 하락했는데 어떻게 유가 때문이냐"라며 "한전은 적자를 낼 때는 고유가 탓이고, 수출이 어려운 이유는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모순이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산자위 에너지 국감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전 적자는 고유가 때문"이라고 동일한 해명을 한 바 있다.

윤 의원은 "현재 유가가 65달러 수준인데 100달러일 때보다 경영상태가 나쁘다"고 반박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11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원전 가동률이 낮다는 지적에 김 사장은 "원전 가동률이 낮은 이유는 애초 공사할 때 (원전에) 문제가 있었거나 고장이 났기 때문"이라며 "이는 안전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의 부채비율이 112%에 육박해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김 사장은 "연간 2조1000억원 재무개선을 목표로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다"라며 "최근에 환율 급등으로 도입하는 연료 가격이 비싸지는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전의 적자 누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비판했다. 한전이 오는 11월까지 마련할 전기요금체제 개편안이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 있다는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김 사장은 "요금 인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곽 의원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과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폐지,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 3가지인데, 이는 모두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현재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전기요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용자 부담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요금을 안 내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료비 인상·인하에 따라 전기요금을 상이하게 적용하는 '연료비 연동제'나 '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 세계에서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 중 한국은 연동제를 안 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했다.

이밖에 한전이 호주에서 10여년간 8000억원을 투입한 바이롱 광산 사업이 호주 독립계획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해 김 사장은 "주정부와 시정부, 주민은 찬성했는데 독립평가위원회에서 반대한 것"이라며 "재판도 고려 중이다"라고 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바이롱 광산 사업이 반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호주 독립위원회에서 반대를 했는데, 사실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현했다.

이날 국감은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한국전력기술,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