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 확산과 포괄임금제 폐지에 발맞춰 게임업계의 근태관리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근로시간을 분단위로 관리하면서 업무 효율성 제고를 꾀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스템 정착과 실효성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 빅3 기업인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근무시간 파악 시스템을 도입했다. 포괄임금제 폐지에 따라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추가 노동 시간에 대한 임금을 정확하게 정산하려는 시도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이달부터, 넥슨은 지난달부터 근태 관리 시스템을 변경했다.
넥슨은 15분을 기준으로 업무 시간과 비업무 시간을 구분한다. 직원들은 15분 이상 자리를 비울 때 업무용 컴퓨터에 '자리 비움' 버튼을 누르고 이동해야 한다. 업무와 관련된 일로 자리를 비우는 건 근무 시간으로 인정된다. 회사에서 하루에 11시간 이상 업무를 할 때는 사전에 조직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넷마블도 15분을 기준으로 삼았다. 15분 이상 PC가 비가동 상태일 경우 이를 파악해 비업무 상태로 전환된다. 근무 가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며 초과근무의 경우에는 사전·사후 신청 및 승인을 받도록 한다. 직원들은 일일 근무 확인 시스템을 통해 PC 비가동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출퇴근 시간 등록 및 비업무 내역을 소명할 수도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새로운 업무 시간 관리 시스템은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 시간을 결정하고 보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하기 위함"이라며 "포괄임금제 폐지로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 및 워라밸 증진은 물론 건강한 기업문화가 더욱 확고히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회사 내부를 업무 공간과 비업무 공간으로 구분해 5분 단위로 업무 시간을 확인한다. 회사 1층에 설치된 출입문인 '스피드 게이트'를 통해 업무 공간과 비업무 공간이 구분된다.
출입문을 통과하면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간주되며 업무 공간 안에서는 자리를 비우거나 커피를 마셔도 휴게 시간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1층 출입문을 벗어난 외부 공간과 사내 카페, 흡연장 등은 비업무 공간으로 분류돼 5분 이상 머물 경우 근로 시간에서 제외된다.
게임업계 대형 3사의 이같은 방침은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제공하면서도 업무 집중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3사는 각각 향후 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해 모두가 만족하는 근태 관리 방식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근태 관리 시스템과 관련해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며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게임회사 직원은 "모든 업무를 컴퓨터를 활용해 하는 것도 아닌데 컴퓨터 사용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오히려 소명하고 해명하는 데 업무 시간을 할애해 업무 집중도와 효율이 떨어질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게임업계는 창의적인 콘텐츠로 승부하는 시장이며 근로시간을 일반 제조업과는 다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제조업의 근로시간 기준을 게임업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