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나노 컨퍼런스...약물 전달체로서의 나노구조 부각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입자'가 당뇨는 물론 암까지 특정 질병 치료에 적합한 약물 전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미국화학회(ACS) 산하 출판부는 30일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나노 물질 연구 컨퍼런스를 열고 '나노과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소개했다.
이날 워렌 찬 토론토대 교수는 "항암제의 약물 독성이 암세포에만 가서 작용해야 하는 데 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해 환자들이 구토, 탈모와 같은 부작용을 겪는다"며 "나노기술은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입자는 단백질보다 작은 크기의 구조체다. 여기에 인슐린을 담으면 당뇨병치료제, 항암물질을 넣으면 항암제가 된다. 나노구조의 장점은 다른 약물 복합체보다 크기가 작아 약물 전달이 어려운 분위 등에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찬 교수는 "현재 의학 분야의 나노입자 연구는 나노 구조의 크기를 1~200나노미터(nm) 중에서 어느 정도로 하고 어떤 모양으로 만드냐에 달렸다"며 "질병 특성에 따라 적합한 크기와 모양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노구조를 차량에 비유했다. 우리 몸의 혈관이 고속도로 같은 길이라고 하면 나노구조는 혈관을 따라 이동하는 차다. 이 차는 F1 경주장을 달리는 슈퍼카와 산악도로를 달리는 4륜 구동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각 질병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약물을 통해 유전자재조합 인슐린을 투여하는 데 나노입자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약물이 소변 등으로 빨리 배출된다. 환자가 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는 셈이다.
반면, 약물의 입자 크기가 너무 크면 약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해 효과가 없는 등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적합한 크기의 약물 전달체를 개발해 체내에서 약물을 6~8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방출한 후 다시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난치 질환인 암은 나노입자가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분야다. 정확하게 암 세포에 항암 약물을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당뇨나 심혈관 질환과 달리 암세포에 도달하기 까지 열어야 하는 '생체 차단벽(bio-blocker)'이 많다는 것이다.
찬 교수는 "지난 20여년간 나노입자로 항암제 연구를 하면서 우리 몸이 복잡성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노입자의 항암제 응용기술은 체내 표적 부위의 이동경로 지도를 먼저 만들어서 쓰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장(연세대 화학과 교수)은 "현재 소재와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국가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 첨단은 나노과학"이라며 "나노과학은 의학 분야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