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아이를 자율주행차에 태우고 인사를 한다. 차량은 학교로 출발하고 아이는 가상현실(VR) 헤드셋(HMD)을 집어 든다. 목적지에 이르자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받고 차량에서 내리는 아이의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한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청사진이다. 양사는 최근 TF를 발족했고, 연내 다양한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근간인 5G 통신과 전국 23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 T' 플랫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교통 서비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내비게이션 위치 '센티미터(㎝)'까지 측정, 경로 진입 '찰나에 놓치는 일' 사라져

가까운 일상에서 만나게 될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고정밀 측위(RTK, Real Time Kinematic)'다. 이는 이동체를 비롯해 신호등이나 보행자 등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센티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측량할 수 있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개발 중인 다이내믹 정밀지의 모습. 고정밀 측위(RTK) 기술을 통해 센티미터(㎝) 단위의 정교한 주행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운전자가 좌회전 혹은 우회전 진입 지점을 찰나의 순간으로 놓치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현재 GPS 센서는 10m 이상의 오차를 나타낸다. 차량은 시속 30㎞로 서행하더라도 초당 8m 이상을 이동하기에 진입 타이밍을 인지하자마자 놓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RTK 기술이 적용되면 '전방 10m 우회전' 안내가 전방 5m, 1m, 때에 따라 ㎝ 단위까지 구분하는 정밀 안내로 진화하게 된다. 특히 교차로처럼 점선과 실선이 혼재하는 복잡한 구간에서는 고정밀 측위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간 경미한 접촉사고까지 예방한다.

고정밀 측위, 다이내믹 정밀지도에 기반한 관제 화면 구상도. 교통사고, 정체구간 회피가 손쉬워 지고, 다양한 돌발 상황에도 운전자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구급차·소방차 출동경로 줄줄이 녹색불, 교통사고 예방·골든타임 확보 기대

얼마 전 시범 운영에 성공한 '긴급차량 우선신호(EVP, Emergency Vehicle Preemption)' 체계도 상용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EVP는 긴급차량의 각 교차로 도착 예정 시간을 계산해 녹색신호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긴급차량이 해당 구간을 지체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신호 제어 기술이다. 예를 들어 구급차가 위급환자를 싣고 병원으로 향하면, 이동 경로에 나타나는 교차로 마다 직진, 좌회전 신호가 미리 켜진다. EVP는 일상 속 재난처리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하고, 소방차·구급차 등에 정상적인 통행우선권(right of way)을 부여해 교통사고 예방 효과도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LG유플러스는 서울특별시와 ‘긴급차량 우선신호(EVP)’를 실증했다. 소방차, 구급차 출동경로에 줄줄이 청신호를 내려줘 보다 신속한 주행을 돕고,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은 서울 강북구 번동 사거리에 강북소방서 구급차가 접근하자 교차로 신호등에 녹색불이 들어온 모습.

◇달리는 차에서 실감형 콘텐츠 이용, 스마트 교통 시대 풍속도 변화 예고

본격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 탑승자가 출근길 화장이나 독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미디어를 시청할 수도 있다. 특히 5G 환경에서는 최근 주목 받는 실감형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가상현실(VR) 헤드셋(HMD)을 통한 5G 스트리밍 콘텐츠 이용이 대표적이다. 탑승자는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5G 클라우드 VR 게임 등을 즐기며 이동 시간의 지루함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