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소아당뇨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자동주입기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국무조정실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심의됐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 대책을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및 관련 고시 등의 개정을 거쳐 2020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건정심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건보를 적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 기준금액을 각각 1년 기준 84만원, 5년 기준 170만원으로 정했다.
소아당뇨 환아와 가족들은 해당 기준액 또는 기준액 미만 실구입가 중 낮은 금액의 30%만 부담한다. 정부 기준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를 각각 약 25만2000원, 51만원에 살 수 있다.
혈당측정검사지, 채혈침, 인슐린주사기 및 주삿바늘, 인슐린펌프용 주사기 및 주삿바늘, 연속혈당측정용 전극 등 7개 당뇨 소모성재료는 이미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급여 확대로 소아당뇨 환우에게 지원되는 급여 품목이 모두 9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소아당뇨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약 420만원(급여기준금액)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대상은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제1형 당뇨병 환자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질환으로, 식습관이나 비만 등으로 야기되는 성인 당뇨병(제2형 당뇨병)과는 다르다. 주로 10세 전후에 발병해 소아당뇨로 부른다. 소득 수준이 낮거나 농어촌 지역일수록 인구 10만명당 소아당뇨 환아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아당뇨 환자는 고혈당 또는 저혈당 쇼크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하루에 많게는 10번 이상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피를 뽑아 혈당을 측정하고, 상황에 따라 인슐린을 주사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매번 피를 뽑지 않아도 되는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수요가 컸던 배경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액을 뽑지 않아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당뇨 환자의 팔 뒤쪽에 부착하는 혈당 센서와 그 수치를 스크린에 표시하는 소형 모바일리더로 구성돼 있다. 인슐린자동주입기는 몸속에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의료기기다.
정부는 소아당뇨 환아가 재학 중인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보건실 등에 별도의 투약 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학교를 다니는 소아당뇨 환아는 올해 기준으로 2655명이다.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에 포함된 세부 이행과제의 시행이 마무리되었지만 일선학교에 단단히 뿌리내릴 때까지 지속해서 현장실태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수년 전부터 소아당뇨 어린이에 대한 지원 대책을 세워줄 것을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음에도 큰 진척이 없었는데 이번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교육부, 복지부 등 관련 부처들이 적극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을 만들고 학교현장에 안내도 하니 학교와 선생님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에 아이들이 웃음을 찾게 되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대표는 소아당뇨를 앓는 자녀를 위해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연속혈당측정기를 구입·개조했다가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이 문제를 사회 이슈로 부각시킨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