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에 거주하는 장모(31)씨는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를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마음을 바꿔 '현대 셀렉션' 프로그램 가입을 알아보고 있다. 현대 셀렉션은 신문을 정기 구독하듯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자유롭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차량 구독(subscription) 서비스'다.

장씨는 "신차를 구매하면 목돈이 들어가고 차를 바꾸거나 팔 때도 여러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차량 구독 서비스는 매달 이용료만 내면 다양한 차를 골라서 탈 수 있어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차를 구매하는데 수천만원 이상의 목돈이 들어갔지만, 최근 차량 구독 서비스나 장기렌탈 서비스와 같이 '빌려 타고, 골라 타는' 형태로 시장이 진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초기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

수입차 업체들도 최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리스와 장기할부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다.

제네시스 'G70'

◇車 이용, 소유에서 공유로 진화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해 12월부터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매달 149만원의 구독료를 내면 G70과 G80, G80 스포츠 등 3개 모델을 매달 최대 두 번씩 바꿔탈 수 있는 '제네시스 스펙트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의 월 구독료에는 각종 세금과 보험료, 기본 정비요금 등이 포함돼 있어 이용 기간에 별다른 추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 중도에 서비스를 해지해도 별도의 수수료가 없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과 차량 선택, 결제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다음 달 제네시스 스펙트럼 서비스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예상보다 큰 관심을 끌자 서비스 종료 시점을 내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1월 도입한 현대 셀렉션은 매달 72만원을 내고 쏘나타와 투싼, 벨로스터 가운데 원하는 차량을 매달 두 번씩 교체해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입자들은 또 팰리세이드와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코나 일렉트릭 중 하나를 매달 한 번씩 48시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 '쏘나타'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기아차 'K9'
기아차 '스팅어'
기아차 '카니발 하이리무진'

기아차도 6월부터 매달 129만원을 지불하고 K9과 스팅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매달 한 번씩 바꿔서 탈 수 있는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차를 1년 이상 대여해 내 차처럼 타고 다닐 수 있는 장기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차량 구독 서비스와 달리 대여 기간에 하나의 차량만 탈 수 있지만, 역시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차량관리, 사고처리 등도 렌터카업체가 대행하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롯데렌터카의 신차 장기렌터카 서비스는 원하는 차종과 색상, 옵션 등을 선택해 새 차를 최소 1년에서 최장 5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롯데렌터카의 장기렌터카 전체 이용객 가운데 개인의 비중은 지난 2015년 3월 26.9%에서 올해 5월에는 40.6%로 증가했다.

롯데렌터카는 개인 고객의 장기대여 수요가 최근 빠르게 늘자 지난 5월 구독 서비스인 '오토체인지'도 선보였다. 차급을 나눠 준중형차는 매달 49만원, 중형차는 59만원, 대형차는 79만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149만원을 내면 벤츠 E클래스와 BMW 520d, 아우디 A6 등 수입차도 탈 수 있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수입차, 무이자 할부·리스 혜택 늘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수입차 업체들은 무이자 할부나 다양한 리스 프로그램을 앞세워 고가(高價)의 차량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을 잡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BMW 파이낸셜서비스는 BMW의 주력 모델인 중형세단 5시리즈의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BMW 뉴 5시리즈 스마트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MW 뉴 520i 럭셔리를 구매할 경우 차 가격의 6330만원에서 선납금 30%를 내면 48개월간 무이자로 매달 49만원에 차를 이용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는 선납금과 잔존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계약기간 동안 분할 납부하는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인 'MB-Sure'를 운영 중이다. MB-Sure를 바탕으로 한 프로모션을 통해 차량 가격이 7390만원인 GLC 300 4MATIC 쿠페를 살 경우 선수금 30%를 내면 36개월 동안 매달 40만원에 차를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