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알츠하이머 22.5%·폐렴 20.0% 늘어
자살자 10만명당 26.6명…2011년 이후 7년만에 증가

지난해 사망자수가 29만88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사망자수 증가율도 4.7%로 사상 최대치였다. 보건 및 의료기술 발전으로 그동안 노인 인구가 늘어났던 게 원인이다. 또 2011년 이후 하락 추세였던 자살률이 지난해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사망자수는 29만8800명으로 전년 대비 4.7% 늘어났다.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사망자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7년까지는 평균 0.4%였고, 2000~2017년에도 0.8%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사망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해는 2012년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3.8%였다. 2018년에 사망자수가 큰 폭으로 뛴 셈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사망자수가 대폭 증가한 원인으로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를 꼽는다. 지금까지 계속 노인인구가 늘었는데, 증가한 노인 인구 가운데 각종 질환으로 죽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만 8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46.3%로 2017년(44.8%) 대비 1.5%포인트(P) 높아졌다. 만 60~79세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36.9%로 2017년(37.7%) 대비 0.8%P 비중이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을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582.5명으로 전년 대비 25.1명(4.5%) 증가했다. 조사망률은 2009년(497.3명)을 저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다. 2018년 조사망률은 1988년(561.0명) 이래 최대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화로 인한 노인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폐렴, 알츠하이머 등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라고 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45.4명으로 전년(37.8명)대비 20.0% 늘었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망자도 2017년 인구 10만명당 9.8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22.5% 증가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김 과장은 "2018년 1~2월 이상 한파로 기온이 낮았던 것도 사망률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자살률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6.6명으로 2017년(24.3명) 대비 9.5% 늘어났다. 자살 사망자는 2011년 사상 최대치인 인구 10만명당 31.3명을 기록한 이후 2017년까지 조금씩 줄고 있었다. 7년 만에 다시 자살이 늘어난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가입국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연령표준화자살률(OECD 기준인구로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7명으로 전년(23.0명) 대비 1.7명 늘었다. 2017년 OECD 1위 리투아니아(24.4명)을 제친 셈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0대가 2017년 4.7명에서 2018년 5.8명으로 22.1% 늘어난 것을 비롯해 40대(31.5명)는 13.1%, 30대(27.5명)는 12.2% 각각 전년대비 증가했다.

사망 원인을 인구 10만명당 비율로 따져보면 암(악성신생물)이 191명으로 가장 높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해와 동일했다. 그 다음은 심장질환(62.4명), 폐렴(45.4명), 뇌혈관질환(44.7명) 순이었다. 자살은 26.6명으로 5위였다. 당뇨병(17.1명)으로 인한 사망은 전년 대비 0.8명 줄었다. 운수사고(9.1명)으로 인한 사망도 전년 대비 0.7명 감소했다.

암 사망률을 원인별로 나누면 폐암이 인구 10만명당 34.8명으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간암(20.7명), 대장암(17.1명), 위암(15.1명), 췌장암(11.8명) 순이었다. 2017년과 비교해 전립선암(9.4%)과 췌장암(4.2%)으로 인한 사망률은 증가한 반면 위암(-3.7%), 유방암(-1.9%), 간암(-1.2%) 등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