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0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번 더 내릴 가능성이 커지자 시중은행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예금금리도 내릴 수밖에 없는데, 내년부터 시행될 신(新)예대마진 규제를 맞추려면 예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금금리가 이미 낮은 상황에서 더 내려가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잔존기간 3년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2조8979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상반기(3조816억원)보다 6.0% 줄어든 것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운용할 예금 규모가 줄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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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은행들은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수신액)을 늘려야하는 상황이면 선제적으로 특별판매(특판) 등을 통해 필요한 예금 규모를 확보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 고민도 커졌다. 기준금리가 1.50%인 지금도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1.21~2.05% 수준이다. 만약 1.25%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연 금리가 1%를 밑도는 정기예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나 한국과 일본의 갈등 등 불안요소가 많아 시중자금이 아직까진 정기예금으로 들어오고 있는 분위기지만, 금리가 더 낮아지면 예금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시중은행은 내년부터 신(新) 예대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예금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예대율은 원화 예수금 대비 원화 대출금 비율로, 이 비율은 100%를 넘길 수 없다. 현재 각 은행은 이 비율이 한도치에 가까운데,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가계대출금에는 1.15를 곱하고 기업대출금에는 0.85를 곱할 예정이다. 은행 돈이 기업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은 예금을 늘려야한다.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기준 자료에 신 예대율을 적용하면 4대 은행 모두 비율이 100%를 넘는다.

이 상황에서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내세우면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48%로 시중은행의 배 수준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특별판매 상품으로 연 8% 금리도 제시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최대 연 8%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정기적립식 적금 상품 'U+웰컴투에이트'를 오는 23일 판매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금리를 볼 때 기준금리가 또 내려가면 시중은행이 금리를 내세워 예금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시금고 유치나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부채권) 발행 등으로 예대율을 맞추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내년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