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고르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구두와 운동화 사이즈가 다르고 신발 브랜드마다, 모델에 따라 미묘하게 크기가 다르다. 펄핏은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AI(인공지능)에 맡겨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최근 딥러닝과 이미지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발길이·발볼 너비·발등 높이 등 내 발의 입체적 사이즈를 파악한 다음 시판 중인 신발의 안쪽 크기와 비교해 가장 알맞은 제품을 찾아준다. IBM 컨설턴트 출신인 이선용(32) 대표는 "앞서 창업했던 인터넷 쇼핑몰에서 고객들이 디자인보다 사이즈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하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우선 사용자의 발 크기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펄핏R'에 맨발을 넣으면 발의 이미지가 추출되고, 발길이·발등 높이·발볼 너비 등이 측정된다. 보통 5초 내로 사이즈가 측정되는데, 오차 범위는 1.48㎜에 불과하다고 한다. 10월 말부터는 펄핏 모바일 앱을 이용해 집에서도 간단히 발 사이즈 측정이 가능해진다. 펄핏이 배포한 종이 발판 위에 발을 올리고 앱을 이용해 촬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측정된 발 사이즈에 자신의 취향을 입력하면 1분 내에 알맞은 신발을 추천해준다. 펄핏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명 브랜드 신발 2000켤레의 사이즈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최예지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수치상의 일치도(一致度)뿐만 아니라 실제 신었을 때의 착용감도 반영하기 위해 직원들이 외부 행사에 나가서 1만명 넘게 신발을 신겨보고 이들의 발에 잘 맞는 신발이 뭔지 피팅 값을 8000세트(중복 제외) 모았다"고 말했다.
펄핏은 9월 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와 함께 신발 추천 서비스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신발은 신어보고 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만큼 신발 판매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다양한 치수의 신발과 직원을 배치해야 했다"며 "하지만 펄핏을 이용하면 신발 판매자가 매장이 없어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판매할 수 있고, 반품률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