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inverse) 펀드'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인버스 펀드는 주가지수 등 기초 자산의 가격이 하락한 만큼 거꾸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지수가 오르면 반대로 손실을 본다. 반면 증시가 상승할 때 두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 펀드'는 이달 들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한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 지속될 것인지 불확실하다"며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수익률만 보고 인버스나 레버리지 투자에 섣불리 뛰어드는 건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증시 반등에 '인버스' 투자자 울상
8월 19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9월 들어 3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했다. 8월 말 1967.79포인트에서 18일 2070.73포인트로 5.23%나 올랐다. 이에 따라 인버스 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하락했다. 18일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국내 58개 인버스 펀드(ETF 포함)의 최근 1개월간의 평균 수익률은 -8.38%로, 최근 6개월 수익률(4.46%)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최근 들어 수익률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국내 주식형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들의 9월 이후 수익률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9월 들어 수익률이 -9.28%를 기록했다. 'KODEX 인버스' -4.77%,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6.52%, 'TIGER 200선물인버스2X' -9.36%, 'TIGER 인버스' -4.70% 등 순자산총액 상위 5개 ETF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수익률이 떨어지자 인버스 투자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이제 '바닥'을 지나 당분간은 증시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인버스 펀드 환매에 나서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4일까지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계좌 수는 390만 계좌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약 206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레버리지 펀드 수익률은 반등
반대로 최근 레버리지 펀드 성과는 크게 개선됐다. 국내 71개 레버리지 펀드의 최근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4.42%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5.42%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훌쩍 오른 것이다.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들은 9월 들어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순자산총액이 큰 순서대로 'KODEX 레버리지'는 +9.94%,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13.23%,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13.63%, 'TIGER 200선물레버리지' +9.74%,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12.96% 등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달여 전만 해도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펀드들이 강세를 나타냈는데, 이제는 레버리지 펀드가 인버스를 압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레버리지 펀드들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가 2070선까지 빠르게 회복했지만, 근본적으로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되기 전엔 상승 동력이 계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앞으로 2080선 회복과 안착 여부가 관건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과 투자 환경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인버스·레버리지 투자는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조언했다.